마켓인사이트 2월3일 오후 4시47분

[마켓인사이트] 뒤집힌 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금리' 밑으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3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5%)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시장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2%포인트 하락(국채값 상승)한 연 1.496%에 마감했다. 사상 최저치이자 한은 기준금리보다 0.0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051%포인트 떨어진 연 1.865%에 장을 마쳤다.

기준금리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역전된 것은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조만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성장 둔화와 유가 급락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데다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잇달아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한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력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5거래일 이상 밑돈 것은 네 차례였다. 금리 역전이 일어난 후 3개월 이내에는 예외없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뒤따랐다. 작년에는 2월과 4월에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졌는데 3월과 6월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연 2.0%→1.5%)됐다.

이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은 한은이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3.2%→3.0%)한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다고 해서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시장은 늘 한은의 ‘시그널(신호)’보다 빨리 움직였다”며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나온 뒤 다음달엔 실제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선물 1만618계약(1조618억원어치)을 순매수했다. 전날 5506계약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매수 우위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고채 금리를 끌어내렸다.

하헌형/이태호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