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PEF에서는 모럴 해저드 조짐까지 보인다는 게 연기금들의 걱정이다. 투자금액을 채우기 위해 약정 기간 막바지에 대형 투자를 서두르는 게 대표적이다. 서원철 공무원연금공단 대체투자팀장은 “해외 PEF는 적절한 대상이 없으면 투자를 집행하지 않는 ‘디서플린(discipline·절제)’ 원칙을 지킨다”고 말했다.

평균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물타기’ 투자도 우려하고 있다. MBK와 협상을 진행했던 한 증권사 관계자는 “MBK가 금융회사를 적극 인수하려는 이유 중 하나가 HK저축은행”이라며 “저축은행 사태 후 정상적인 방법으로 저축은행을 팔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PEF 운용사들은 “특정 프로젝트 중심의 PEF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한다. 투자의 기본은 포트폴리오(분산 투자)인데 국내 연기금은 사전에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는 블라인드 투자를 꺼려 포트폴리오를 짜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성묵 새마을금고중앙회 구조화금융팀장(부장)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LP들이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는 운용사가 별로 없다”며 “국내 연기금들이 블라인드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