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9억弗, 12.1%↑..신성장동력ㆍ그린필드 투자 증가 뚜렷
내년 150억弗 투자유치 목표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올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10년만에 최고 수준인 129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신고기준 외국인 직접투자액이 지난해보다 12.1% 상승한 128억7천6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0년(152억6천500만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세계적인 FDI 부진에도 한국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 것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며 "미국과 일본의 투자 회복이 크게 기여했고,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등 긴장상황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FDI의 특징은 무엇보다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비중이 지난해 18.8%에서 올해 23.6%로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셀트리온이 싱가포르 국부펀드 1억9천만달러를 유치한 것을 비롯해 동아제약도 영국 제약사인 GSK로부터 1억3천만달러를 투자받는 등 바이오제약과 신재생에너지, 소프트웨어 분야 투자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투자(65억3천900만달러)가 2004년 이후 6년 만에 서비스업 투자(62억2천700만달러)를 상회하기도 했다.

또 그린필드(신규투자)형 투자가 크게 늘어, 전체의 84.4%를 차지했다.

지경부는 국내기업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며, 상대적으로 외국인 M&A가 크게 줄면서 그린필드형 투자의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과 인도 등 신흥자본국 투자가 늘며, 선진국 집중 현상이 완화됐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보다 159.2%나 증가한 4억1천400만달러 투자를 기록했고, 인도 투자액도 운송기계 부문을 중심으로 3억7천100만달러에 달했다.

미국은 부동산임대와 유통, 일본은 기계 분야 투자를 늘렸지만, 주요 투자업종인 금융은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다.

전체적인 FDI의 수도권 편중 현상도 완화, 수도권 투자비율이 전체의 33.3%로 크게 줄었다.

지자체별 투자금액은 경북이 27억300만달러로 가장 많고, 서울(24억3천300만달러), 경기(13억7천60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지경부는 내년에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선진국과 신흥국에 대한 전략적 투자유치 강화로 외국인 투자유치 15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월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미국(2월), 중국.홍콩.싱가포르(4월) 등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신흥투자국에 대한 유치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를 대상으로는 상무부와 한-중 투자협력포럼 창설을 추진하고, 러시아와 인도 등 이머징 국가를 대상으로도 첫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일본 중심의 부품소재 유치체계를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대해 `부품소재 투자협력센터'를 만들고, 중소기업을 위해 `외국인 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