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총사' 외국인 러브콜에 반등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LG 계열 대형주 3인방이 일제히 반등에 나서 주목된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4분기 이후 실적 부진 우려가 상당부분 걷힌 데다 가격 조정을 충분히 거치면서 저가 매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특히 외국인이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26일 LG전자는 0.96% 상승한 10만5500원으로 마감했다. 화학과 디스플레이도 각각 1.72%와 0.16% 올랐다. 세 종목은 장중 2~3%씩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다 장 막판 프로그램 매물이 몰리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LG전자는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한 매수 주문이 많았고 화학(도이치증권) 디스플레이(씨티그룹) 등도 외국계 창구에서 매수 주문이 집중됐다.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 9월 이후 약세를 보였던 'LG 삼총사'들의 내년 이후 실적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 매수 시기를 저울질할 때가 됐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9월과 10월 각각 10% 넘게 급락하면서 주가가 3분의 1이나 빠진 LG전자는 가격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6일 장중 9만8000원까지 떨어졌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0만원 선에서 지지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실적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LG 삼총사' 외국인 러브콜에 반등
주가 조정의 원인이었던 4분기 실적 부진과 내년 휴대폰 부문의 우려감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연결 기준 4100억원 수준으로 3분기(8500억원)의 절반에 그친다는 점에서 그동안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운호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감소는 계절적 요인에다 대부분 연구개발비나 유통채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에 따른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LCD TV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고 LED TV 시장에서 모델을 늘리면서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휴대폰 부문의 부진은 내년 1분기를 바닥으로 회복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부진했던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와 LCD 유리기판 등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업황에 따라 이익 변동성이 큰 석유화학 부문은 내년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에 걸림돌이 돼 왔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중국과 중동지역의 제조시설 신 · 증설로 초과 공급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공급 부문의 충격이 오래갈 확률은 낮다"고 지적했다.

대신에 편광필름 2차전지 등 비석유화학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올해 25%에서 내년에는 40%까지 올라갈 전망이어서 석유화학의 업황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점도 긍정적이다.

메릴린치도 이날 보고서에서 LG화학에 대해 "전지분야의 점유율 상승이 화학 부문 침체를 상쇄할 것"이라며 "화학사업부는 2011년부터 상승 사이클이 기대돼 장기적으로 화학과 전지 모두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들어 11% 이상 주가가 반등한 LG디스플레이는 세 종목 가운데 가장 빠르게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빠르게 떨어졌던 패널가격 하락세가 이달부터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진 덕분이다.

황준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중국의 춘절과 밴쿠버 동계올림픽,남아공 월드컵 등이 LCD 패널 수요를 받쳐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 수준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은 패널 가격이 내년 1분기 말부터 상승 전환할 경우 LG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1000억원 수준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