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방향성을 가늠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FOMC 성명은 한국 시간 5일 오전 4시15분(현지시간 4일 오후 2시15분)에 발표된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특별한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깊은 조정을 받아왔고 미국 경제정책 등의 불확실성이 이를 더욱 부추겼다.

시장의 관심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FOMC와 주후반 고용지표 개선 여부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초저금리를 이용해 미국 달러화를 빌려 국내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고수익자산에 투자한 이른바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 이탈 여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시장에서는 FOMC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의 마무리나 변경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FOMC가 내년 중반까지, 혹은 그 이후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미국과 유로존,영국 등은 현행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FOMC에선 현재 사실상 제로 수준인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GDP 성장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FOMC 결과를 통해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다만 전날 오바마 행정부 고위관리 및 폴 크루그먼 교수 등 일각에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예상을 넘는 수준의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가능성은 낮지만 이번 FOMC에서 유동성 회수나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경우 국내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만약 회의 결과 추가 유동성 회수 등을 통한 출구 전략이나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암시하는 언급이 나타날 경우 그렇지 않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미국의 3분기 GDP가 '서프라이즈'를 보이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내용이 언
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견해도 있지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실업률 상승이 당분간 지속적인 상승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점에 보다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전히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는 국내 펀더멘털 요인들을 바탕으로 CIT그룹 관련 뉴스의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 FOMC회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면 추가적으로 조정이 심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FOMC 보다는 주 후반에 발표되는 미국 소비심리 지표를 가늠할 고용보고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배성영 연구원은 "최근 미 증시가 소비심리 지표의 부진으로 급락세를 보인 만큼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소비회복 여부"라며 "소비 회복의 근간인 고용 회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주 후반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더욱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연준의 FOMC 회의 결과는 어느정도 예견돼온 만큼 이제는 주말에 발표될 고용보고서가 시장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