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증권금융과 정책금융공사 등 자리가 비거나 선임을 앞두고 있는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단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거래소 이사장에는 내부보다는 외부인사를,관료 출신보다는 민간부문 인사를 기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물러난 이정환 이사장이 관료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정권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이 고려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도 거래소의 주주인 증권사들이 실제 주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장 마인드를 갖춘 인사가 뽑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이에 따라 김성태 전 대우증권 사장,김대송 전 대신증권 부회장,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거래소 이사장은 역대로 기획재정부가 장악해온 만큼 이번에도 재정부 차관 출신 인사들이 선임되거나 조직 안정을 고려해 내부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물러난 전임 이사장이 정권차원의 퇴진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등의 후유증 때문에 민간인사의 선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한국증권금융은 내달 이두형 사장의 임기 만료에 맞춰 후임 공모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김영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금융위 출신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증권금융은 법적으로 공공기관이 아니어서 감사원 감사 등 정부의 경영간섭을 피할 수 있고 연봉도 다른 공기업에 비해 월등히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

산업은행에서 분리돼 출범하는 한국정책금융공사 신임 사장에는 청와대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유재한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유력하다. 유 전 사장은 과거 재정경제부 고위직 출신으로 지난 18대 총선 때는 한나라당 후보로 대구지역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공모 중인 국민연금 이사장 자리와 더불어 정부의 인사정책방향을 예측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많다"며 "관가에서도 관료출신이 선임될 경우 고위직 연쇄이동을 통해 인사적체를 부분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