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자 앞으로 증시에서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차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란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기업 리스크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전문가들은 원 · 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떨어진 만큼 신용등급이 BBB급인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가 하향세로 꺾여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위험 자산으로 유입되면 코스피지수가 향후 뚜렷한 추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치솟았던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올 들어 신용등급에 따라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보증 3년 만기 'AA-'급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해 12월9일 4.65%포인트에서 고점을 찍고 현재 2.46%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BBB-'급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달 4일 8.76%포인트까지 올라 현재 8.44%포인트로 고공행진 중이다. 1년 전 회사채 'AA-'와 'BBB-'의 신용 스프레드는 각각 1%포인트,3.39%포인트에 불과했다.

이한구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팀장은 "신용등급 'AA- '기업은 잠재 리스크가 점점 줄어들면서 투자 수요가 생겨나고 있는 반면 'BBB-' 기업에 대해선 여전히 높은 리스크를 의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으로 1100선을 회복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이 회사채 'BBB-'의 신용 스프레드 추이로 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BBB-'뿐만 아니라 'AA-' 등급의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도 과거 1%포인트를 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중 유동성은 넘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위험도가 높다는 인식이 강해 투자자들이 현금을 쥐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시장의 관심은 이제 환율을 넘어 회사채 'BBB-'의 신용 스프레드가 꺾이는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먼저 풀려야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박스권 돌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