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연초 대비 큰 폭의 랠리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3위 종목인 하나로텔레콤의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월 초 3600원대를 돌파하며 상승 기대감을 지폈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2000원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8월 초 다시 더 강세로 돌아서며 2920원까지 반등했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나로텔레콤의 주가가 이처럼 맥을 못 추는 이유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순손실이 33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과 경상손실은 각각 34억2000만원과 331억5600만원이었다. 매출은 3585억원으로 전기 대비 1.1%,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가입자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적자로 이어졌던 것. 하반기 실적전망도 낙관적이진 않다. 대우증권 김성훈 연구원은 "회사측의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의 구조적 원인인 매출둔화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며 "올해 두루넷과 관련된 지분법 손실도 394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로텔레콤에 대한 관심의 끈은 계속 붙잡고 있어야 한다고 애널리스트들은 강조한다. 무엇보다 'M&A'라는 대형 재료가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모멘텀 변화 가능성이 큰 만큼 반등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최근 대신증권이 "이 회사의 2분기 적자전환이 예상된다"면서도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사업 전반의 경쟁격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2위 사업자의 실적이 악화된다는 점에서 데이콤이나 SK텔레콤과의 M&A 관련 논의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주가 변동성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증권 역시 2분기 실적 악화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앞으로 회사측의 파워콤에 대한 대응전략이나 두루넷과의 시너지 등 향후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대표의 퇴진과 관련해 "구조조정이 급진전될 것"이라며 "신 경영진이 등장하게 되면 본격적인 기업의 몸만들기가 새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