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실탄'인 주식투자 여유자금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 기관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증시 수급사정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21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신 대한투신 현대투신 등 대형 3투신을 비롯해 대부분의 투신사 주식형펀드(성장형)의 주식편입 비율이 85%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투신 LG투신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주식편입 비율도 80∼90% 수준에 달해 기존의 펀드자금에서는 추가적인 매수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다. 게다가 주식형펀드로의 신규자금 유입마저 주춤해지고 있어 투신사의 매수여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투신사 주식형펀드는 이달들어 10조원에서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다. 혼합형 펀드의 잔고는 늘어나고 있으나 이들 펀드의 주식편입 비중은 매우 낮아 주식매수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투신협회 관계자는 "최근 3개월이상 주가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향후 증시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신규자금 유입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과 투자자문사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국민연금은 올해 계획된 아웃소싱(외부 위탁운용) 자금 6천억원 가운데 5천6백억원을 이미 집행했다. 내년 투자자금의 일부를 올 하반기로 앞당길 예정이지만 시장전망이 워낙 불투명해 아직 시기와 규모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연기금·보험사 등의 아웃소싱을 전담하는 투자자문사들은 이달초 대규모 로스컷(손절매)에 나선 결과 주식편입 비율이 50∼70%로 다소 낮아졌지만 로스컷 후유증으로 인해 쉽게 편입비율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영수 튜브투자자문 대표는 "기관들의 시황전망이나 자금여력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에 앞서 기관들이 앞장서서 주식을 매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