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6.17∼21) 금리는 미국 시장의 영향력이 약해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의 물가에 대한 언급이 잦아져 향후 콜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진 데다 금리 하락을 야기했던 스왑레이트 하락세도 일단락돼 채권 매수세는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시중의 단기 유동성이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 통안채 공급 물량이 많을 것으로 보여 채권 매도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이 지난 14일 선물회사의 국채선물 전문가 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주 이번주 3년 만기 국고 2002-4호 금리는 평균 6.02∼6.19%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클릭: [채권표] 이번주 국채선물 전문가 금리전망 지난주 금요일 최종호가수익률이 6.08%였던 점을 감안할 때 금리가 하락하기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7명 가운데 4명이 금리 저점을 6.00%로 잡았으며 3명은 6.05%에서 지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3명이 금리가 6.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1명은 6.25%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미국 시장과의 차별화 = 지난주 금요일 미국 재무부채권 10년물 금리는 6개월중 최저 수준, 4.79%로 떨어졌다. 미시건대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0.8로 전달 96.9에서 크게 하락해 연방기금금리가 오는 11월 내지 12월에나 인상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파키스탄의 카라치 미국 영사관 외곽에서 차량폭탄 공격이 일어나 수십명의 사상자가 났다는 소식도 금리 하락을 거들었다. 그러나 미국 금리 하락 폭이 주초반 국내 시장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5거래일 동안 10년 만기 재무부채권 금리는 5.01%에서 4.91%로 0.1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이 기간 미국 금리 움직임이 국내 시장에 반영된 10일부터 14일까지 5거래일 동안 3년 만기 국고채권 금리는 6.05%에서 6.08%로 오히려 0.03%포인트 상승했다. 그동안 10년 만기 재무부채권 금리가 4%대에 접어들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도 5%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이 빗나갔다. 국내 채권 금리는 장 초반 미국 시장의 영향을 받다가 장중 국내 주식시장의 영향권으로 들어가면서 미국 금리와는 상반된 방향을 설정하는 모습이었다. 삼성선물의 최완석 과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 채권 시장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 국내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논리가 작용하지 않고 있으며 △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과 달리 부실 회계라는 문제가 부각되지 않으면서 뉴욕시장과 다르게 움직였고 △ 국내 경제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완석 과장은 “국내 경제가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 채권시장의 완전한 차별화를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그러나 국내 시장에 대한 미국 시장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한은의 물가 걱정 심화 = 시장 관계자들은 금리가 심리적인 저점을 확인한 데 따라 통화 당국의 정책에 대한 금리 민감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맥선물의 임용식 과장은 “3년 만기 국고 2002-1호가 한때 5%대로 하락한 뒤 다시 상승함으로써 심리적인 저점을 확인했다고 할 수 있다”며 “문제는 한국은행의 정책이 계속 우호적으로 유지될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한국은행이 통화 흡수 쪽으로 가닥을 잡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환율 하락세 때문에 물가 걱정을 잠시 잊을 수 있었지만 총통화(M3) 증가율이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감시 범위 상한선인 12%이상으로 유지된 것으로 드러나고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잇달아 하반기 물가 불안을 언급, 시장에서는 한은의 정책변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지난 14일 무역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은 6∼7%에 달할 것이라며 “하반기 물가 상승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총재는 지난 12일 한은 창립 25주년 기념사에서도 "경기 확장과 함께 물가 상승압력, 자산가격 거품생성 등의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선제적 금리 정책을 마련할 것임을 시사했다. 외환선물의 이지훈 과장은 “정책 변수의 영향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며 “경기 부양 쪽에 맞춰진 한국은행의 정책이 달라질 경우 금리는 6.20%선까지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선물의 신희선 대리는 “주 후반으로 갈수록 월말에 발표되는 수출 불가 등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이는 한은 총재의 발언 등과 맞물려 채권 시장이 약세로 가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통안채 입찰 부담 = 이번 주에는 10년 만기 국고채 5,000억원 입찰이 있지만 최근 장기물 물량 공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단기 유동성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실시되는 통안채 입찰이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통안채 만기는 5,500억원으로 차환 발행은 적을 것이지만 지난 주 통안채 입찰에서 예정금액 1조5,000억원 가운데 3,600억원만 낙찰됐고 통안채 창구판매를 하지 않아 이번 주 입찰 물량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양선물의 이병훈 대리는 “최근 KT와 담배인삼공사 등의 민영화로 시중 단기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며 "이런 가운데 통안채 공급이 늘면 물량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스왑레이트 하락세도 주춤해 보여 이에 따른 채권 매수세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년 만기 국고채권 기준 스왑레이트는 지난 한주 동안 6.05%에서 6.15%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