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일 < 동원경제硏 주임연구원 > LG건설은 작년에도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6.4% 증가한 3조1천5백31억원으로 3조원대를 돌파했다. 순이익은 증가율이 이보다 높은 21.4%에 달해 금액기준으로는 건설업체 최고인 1천5백1억원에 이를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러한 놀라운 성과는 회사측에서 당초 약속한대로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지킨 결과로 풀이된다. 실적향상과 더불어 LG건설의 위상도 크게 달라졌다. 우선 건설업체들의 능력을 평가받는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4위로 도약해 초대형 건설사로 발돋움했다. 그룹내 위상도 달라졌다. '구색 갖추기' 정도였던 데서 이제는 그룹내에서도 이익을 많이 내는 주요 계열사로 대접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성과는 주식시장에서 업종대표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이미지 제고효과를 거두고 있다. 많은 주택업체들이 브랜드를 개발, 홍보하는데 큰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과는 크게 대조된다. LG건설은 그동안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던 주택사업 편중현상을 크게 해소해 또 하나의 전기를 마련했다. 작년에 공공토목과 해외플랜트 수주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건축, 토목, 주택, 플랜트의 신규수주 비중이 각각 20%대로 균형을 이룬 것이다. 실적 향상은 재무정책의 자신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금이라도 부실가능성이 있는 자산은 과감하게 대손처리해 자산건전화를 도모하고 건설업체 최고수준인 액면가대비 16% 배당지급을 계획하고 있다.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공사발주처의 평가도 달라졌다. 올 1월말 조달청이 발표한 6개 공종별 5대 우량건설업체에 LG건설은 철도, 건축, 산업설비 3개 분야 1위를 포함, 전분야에서 최상위권에 올라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경계해야할 점도 있다. 급격하게 불어난 외형을 유지하기 위해 과거의 부실건설사들처럼 수익성 검증없이 수주물량 확보에만 매달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4분기의 몇몇 저가 공공공사 수주와 해외공사 수주 확대는 외형유지 차원이라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의구심은 깨끗이 불식될 것이다. 올해에도 주택경기는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고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공공부문도 상당히 회복될 것이다. 올해는 이미 업계 선두주자로 도약한 LG건설의 입지가 더욱 굳어지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