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우선주 발행가로 AIG컨소시엄측이 요구해온 주당 7천원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9일 금융당국과 현대증권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8일 임원 회의를 통해 AIG측이 요구했던대로 신주 발행가를 7천원으로 하되 현대증권 주주들에 대해 우선주를 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AIG 컨소시엄은 주당 7천원에 4천억원 규모의 우선주를 매입하게 되며 현대증권은 같은 가격으로 주주들에게 500억원 규모의 우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AIG컨소시엄의 지분은 종전 주당 8천940원일 경우의 29.5%에서 33.1%로 높아지게 된다. 이우철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은 "현대증권이 협상결렬에 따른 충격을 고려해 AIG측의 요구안을 받아들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해왔다"며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AIG측이 신주발행가 8천940원을 수용할 수 없다고 공식 통보해온데다 협상 결렬로 인해 유동성 위기, 투신증권 2조원의 대량 환매 가능성, 대주주로서의 부실책임 등을 감안해 이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은 주가가 7천원선에 근접하는대로 이사회를 열어 이를 의결할 예정이다. 감독규정상 유상증자 가격은 기준가의 10% 이상 할인발행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지난 8일 오후 임원회의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했으나 공식 이사회가 아닌 만큼 법적 구속력은 없다"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IG가 제시한 주당 7천원안을 놓고 현대증권 이사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것으로 알려져 이사회 논의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AIG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는 W.L.로스그룹의 윌버 로스 회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 협상 테이블에 남아있는 문제는 없다"며 "현대증권이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훌륭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