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주가가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19일 현대전자는 하한가를 기록하며 액면가에 근접한 5천3백90원에 마감됐다.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이 대규모 매물을 쏟아냈다.

외국인은 CSFB증권 창구를 통해 1백40만주의 매도물량을 내놓았다.

이날 현대전자에 특별한 악재가 돌출한 것은 아니었다.

내년에 회사채가 대거 만기도래한다는 점과 최근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등이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이날 외국계인 도이체방크가 보고서를 통해 최근 현대전자가 신디케이트론으로 당초 1조원을 조달하려고 했으나 8천억원을 마련하는 데 그쳐 자금사정이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분석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보고서는 현대전자가 보유 유가증권 매각,자산담보부증권 발행,양키본드 발행 등을 통해 8억달러 정도를 조달한다는 계획도 시장여건이 여의치 않아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또 내년에 회사채가 대거 만기도래하는 점도 부담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전자 관계자는 내년에 모두 4조9천억원의 차입금이 만기도래하나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사채 차환발행으로 1조3천억원,해외 매출채권 유동화로 4천9백억원,투자 유가증권 등 자산매각으로 5천2백억원,은행대출로 1천4백억원 등을 조달할 수 있는데다 영업 현금흐름까지 감안하면 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단기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에 현금화될 수출신용장(DA)을 국내 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6천억원 정도를 할인해 조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도 현대전자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 18일 64메가D램 가격은 3.00∼3.18달러에 거래됐다.

현대전자의 원가인 5달러대를 훨씬 밑돌고 있는 것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