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주가는 5년 새 반토막이 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해 최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승진보다 신음하는 이마트 주주에 대한 사과 및 기업 밸류업 대책을 내놓는 것이 옳지 않았나"라며 비판했다.12일 오전 10시 현재 이마트 주가는 전일 대비 100원(0.14%) 하락한 7만200원을 가리키고 있다. 5년 전인 2019년 3월 12일 종가 17만45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0%가량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전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정 회장의 회장직 승진에 대해 과거 경영성과를 지적하며 비판적인 논평을 내놓았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 승진 이후 18년 만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꼽은 정 회장의 경영 실책은 ▷이마트 주가 폭락 ▷시가총액 대비 과대한 채무 ▷무리한 인수·합병(M&A) 후유증으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 ▷차입금 축소 회피 등이 있다.차입금을 축소하기 위해 신세계건설이 레저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무용지물이라고 봤다. 인수 주체가 이마트 자회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최고 명문 (골프장인) 트리니티 클럽 매각이 아까운지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긴 셈"이라며 "그룹 전체 차입금 축소가 절실한데, 경영진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아울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마트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7배, 신세계건설 0.21배, 신세계 0.38배- 등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매우 낮게 형성돼있다며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움직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이 회장은 정 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마트 주주가 정 회장의 부회장 시절 경영성과에 대해 아무런 평가를 할 수 없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013년 미등기임원으로 물러난 뒤 현재까지 주요 그룹 계열사의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그러면서 "정 회장은 그동안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법적 책임은 부담하지 않고 보수는 많이 받았다"며 "정 회장 본인도 이사회 참여를 통해 책임 경영을 실현하지 않으면 '키맨 리스크(Key man risk)'가 이마트 주주들을 계속 괴롭힐 것"이라고 밝혔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신세계 그룹주는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8일 오전 9시 47분 기준 신세계는 전일 대비 2000원(1.19%) 오른 17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2.14%), 신세계 I&C(1.47%), 신세계건설(1.05%), 이마트(0.99%) 등 신세계 그룹주가 대체로 상승하고 있다.이날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회장에 오른 건 1995년 말 입사 이후 28년 만으로 2006년 부회장에 오르고서 18년 만의 승진이다. 정 회장의 모친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 신세계그룹 총수(동일인) 지위는 유지할 계획이다.신세계그룹은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해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는 '1등 기업'으로 다시 한번 퀀텀 점프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KB증권은 신세계에 대해 펀더멘털 요소보다는 주주환원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오른 측면이 크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7% 내린 25만원으로 제시했다.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 안정적인 실적 흐름과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매력을 감안할 때 주가 상승이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한 것은 타당하지만, 오름폭이 과도하다는 분석이다.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결 총매출은 12조643억원, 영업이익 689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씩 증가할 전망"이라며 "백화점, 신세계인터내셔날, 까사미아는 전사 이익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지만 면세점 부문 이익은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박 연구원은 "백화점 부문의 올해 기존점 매출(자회사 포함 기준)은 4.5%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1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면세 부문 총매출은 28% 성장하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할 것으로 본다. 상반기는 인천공항의 높은 이익 기저 부담으로 인해 감익되겠지만, 하반기는 증익 추세로 전환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박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세계 주가는 지난 3주간 17% 상승했다.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 경신이 기대되는 등 안정적인 실적 흐름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생각하면 주가 상승은 타당하고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근 주가 상승이 기대감만으로 크게 들뜬 경향이 있는 만큼 정부에서 발표할 시행안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