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손(Don Sohn) 메릴린치 증권 부사장은 일찍이 월스트리트에서 입신한 몇 안되는 한국인중 한사람이다.

탁월한 분석력과 높은 명망으로 메릴린치 최고위층까지 오른 그를 월가 현지에서 만나 국내외 증시상황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증시의 입장에서 미국증시는 여전히 중요하다.

앞으로 미국증시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한마디로 낙관적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미국은 이제 주식민주주의가 실현됐다는 점이 미국증시의 앞날을 밝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1인=1표''가 아니라 ''1달러=1표''가 실현된 상황에서 주가하락은 곧바로 정치적 지지하락과 재산감소로 직결된다.

이 때문에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미국 국민들이 증시안정에 노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증시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중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증시의 미래는 밝다.

경제기초여건(fundamentals)이 건전하고 최근처럼 정보기술(IT)산업이 주도하는 시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적자원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기적으로 한국주가가 적정수준에 크게 밑돌고 있는 점이다.

한국증시의 침체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주가가 경제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최근 한국증시의 모습은 분명히 이해가 안간다.

그만큼 한국증시내에 불확실성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증시가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일이 급선무다.

여러 가지 대책이 있을 수 있겠으나 역시 개혁과 구조조정을 과감히 추진하는 일이 중요하다.

정책당국이나 정책에 대한 시장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특히 최근 시중은행 대출사건과 관련해 정책당국의 처리과정은 이해가 안간다.

정책당국이 투명해야 시장신뢰를 얻을 수 있다"

뉴욕=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