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태가 지난 주말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이번주 주식시장은 상승탄력을 시험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몇가지 이유를 들어 제한적인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본격적으로 주가가 상승추세를 보이려면 8조원대인 고객예탁금이 크게 늘어나고 주식형 수익증권의 수탁고도 증가세를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매수규모가 지난 5,6월 같이 크지 않다는 점도 제한적 상승의 근거가 된다.

이 때문에 12월말 결산법인들의 상반기실적이 오는 16일 발표되면서 당분간 실적호전을 재료로 한 중소형주들의 개별종목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적호전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우량주와 현대사태 해결의 수혜주인 금융주가 주가하락폭을 만회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주식시장=현대 사태의 해결로 증시에는 대형악재가 일단 해소됐다.

이에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가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주가가 투자심리 또는 기대심리에 의해 움직여 왔다는 점에서 주가는 하락보다는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5월말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 3부자 퇴진을 전격 발표한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625.14(5월29일 장중저가 기준)에서 863.53(7월11일 장중)까지 40여일동안 2백40포인트 가량 껑충 뛰었다.

당시 현대의 자구계획이 심리를 호전시켰고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주가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같은 주가상승세가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김분도 대우증권 투자정보부 선임연구원은 "투자심리 호전만 갖고 주가가 오르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현대의 자구계획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더라도 경기와 수급이라는 기본적인 변수가 남아있다고 김 수석연구원은 설명했다.

무역수지 조건이 악화되고 있어 경기의 급격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급측면에서도 고객예탁금이 8조원대로 줄어든데다 투신사를 통한 간접투자도 비과세펀드 등 채권 중심으로 이뤄질 뿐 주식형 상품의 수탁고 감소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호재도 있다.

그동안 실세금리를 반영하지 못한 채권시장은 나름대로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우선 현대전자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의 회사채가 시장에 팔리기 시작하고 있다.

또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가 잇따라 발행에 성공하는 등 채권시장이 제 역할을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외변수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생산자 물가지수(PPI) 발표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오는 22일 금리인상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주말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는 금융주 등 금리에 민감한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날보다 1백19.04포인트 오른 11,027.80으로 마감, 11,000선을 돌파했다.

이같은 호재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기술적 지표상 저항선이었던 종합주가지수 20일 이동평균선(736.81)을 주초반에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고객예탁금과 주식형 수탁고, 외국인 매매동향의 추이를 살핀 뒤에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조언이다.

◆선물시장=9월물이 전고점인 94.35를 돌파하느냐 여부가 관심이다.

전고점 돌파를 위해선 지난 주말 기준으로 8천4백억원이 넘는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현물시장에서 소화돼야 한다.

현대사태가 해결됨에따라 선물가격이 추가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선물가격은 이미 바닥을 확인했다는 분석이 많다.

◆채권시장=수익률 하락요인과 상승요인이 섞여 혼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주초 3년만기 국고채 입찰은 수익률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투신권 비과세펀드 수신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은행권의 총수신고도 8월들어 감소세를 보이면서 채권매수여력이 다소 약해지고 있어 주후반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