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사들의 올 1.4분기 영업실적이 대폭 개선된 것은 국내 경기회복, 저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 구조조정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 등이 어우러진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을 중심으로한 세계 경기가 상승세를 타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실적호전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런 실적호전 추세가 올 한햇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조짐이어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 실적호전 배경 =회사채금리가 8~9%대를 유지하는 등 저금리 추세가 지속돼 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이 가벼운 편이었다.

부채비율도 줄어들었다.

1분기말 현재 평균 부채비율은 1백54.74%로 지난해 연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구조조정으로 판관비 인건비가 감소해 비용부담이 줄어든데다 수익성 위주로 내실경영에 힘쓴 것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결산 상장 법인중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4백91개 법인의 1분기중 총매출액은 지난 한해 총매출액의 27% 정도이나 총경상이익은 44%에 달한 점이 이를 잘 말해 준다.

7조3천억원에 달하는 올 1.4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인 12조2천억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상장사들이 그만큼 외형보다는 수익성에 신경을 더 썼다는 얘기다.

SK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충식 상무는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따지면 은행정기예금 금리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는 미국 경기가 1백10개월째 장기호황을 지속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위원은 "올 1.4분기 들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30~4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업종별 =고무및 플라스틱, 의료 정밀, 조립금속, 석탄 원유, 영화 방송, 항공운송업종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분기흑자가 났다.

도매및 상품중개업부문이 8조2천억원, 전자부품 음향및 통신장비부문은 2조원, 전기 가스부문 1조원, 통신업종은 6천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도매부문은 수출 증가에 크게 힘입었으며 전자부품과 통신장비 부문은 반도체및 TFT-LCD 판매의 호조로, 통신부문에서는 인터넷 사용인구와 이동전화 가입자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을 뺀 주택은행 국민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의 경우엔 순이익이 8천5백2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 외형및 순이익 상위 기업 =삼성물산이 8조8천3백99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1위를 기록했다.

현대종합상사는 8조7천4백50억원, 삼성전자가 7조8천7백33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3개사의 매출액비중은 전체 매출액중 각각 7.15%, 7.07%, 6.36%를 차지했다.

3개사를 포함한 LG상사 한전 현대차 등 매출액 상위 20개사의 매출액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약 57%에 달했다.

9조1백27억원의 채무면제이익이 반영된 (주)대우를 제외하면 1.4분기 순이익 1위는 단연 삼성전자다.

무려 1조5천9백5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증가와 반도체, 디지털장비 부문이 호황을 이룬 덕분이다.

2위는 1조3천1백64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포철이다.

철강내수 판매및 수출이 늘어났고 수출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다음으로는 한전 한일합섬 한국통신 등의 순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