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날개는 꺾이는가.

코스닥지수가 한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바닥이 어디인지도 보이질 않는다.

283.4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게 지난 10일이다.

이후 거래일수로 6일동안 계속해서 내리꽂았다.

20일에는 마침내 심리적 지지선인 60일 이동평균선마저 깨졌다.

하락종목수가 3백76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만큼 투매가 나왔다.

코스닥지수는 불과 6일만에 22.7% 하락했다.

거래대금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1차지지선으로 여겼던 240선이 힘없이 무너진데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에 나타났던 폭락장이 재연되는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꼽는 2차 지지선은 200선 안팎이다.

만일 이 선마저 뚫린다면 지난 1월 저점이었던 17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한다.

<> 왜 이렇게 떨어지나 =악재가 누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말 이후 1백포인트이상 급등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체력은 상당히 약해진 상태다.

여기에 유무상 증자의 후유증이 더해졌다.

엄청난 물량이 시장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지난 연말에 비해 지난 9일 현재 발행주식수는 47억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물론 액면분할에 따른 물량도 많지만 유무상증자도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갖는다.

앞으로도 신규등록을 포함한 대기물량이 쏟아져 들어올 전망이다.

반면 돈은 들어오지 않는다.

줄기차게 사모으던 외국인들의 매수강도도 눈에 띄게 약해졌다.

지난주에는 3일 연속해서 순매도를 보이기도 했다.

올들어 외국인들이 3일동안 계속해서 주식을 판 적은 없었다.

투신권은 투신권대로 발목을 잡혀 있다.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무조건 팔고 보자는 태세다.

<> 투자심리를 살려야 한다 =문제는 추세를 반전시킬 모멘텀이 당장 떠오르지 않는다는데 있다.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새롬기술이 네이버와 합병키로 했다는 초대형 M&A도 시장에서 먹혀들지 않을 정도다.

물량압박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주도주 부재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이 시장을 리드하지 못하고 바이오주 보안솔루션주 등 테마주도 실종됐다.

미국의 금리동향도 악재다.

이럴 때마다 제기되는 코스닥거품론까지 다시 고개를 들며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황은 펀더멘털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심리장세"라고 지적한다.

악성매물이 또 다른 매물을 불러내는 악순환의 궤도가 점점 더 커지면서 투매가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상황이 하루 이틀 지속될 경우 기관투자가들이 손실축소를 위해 로스 컷(loss-cut)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지수의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 반등가능성은 없나 =전문가들은 나스닥지수가 5,000선을 확실하게 돌파하든지, 아니면 강력한 매수주체가 나타나든지 어떤 동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도주도 없고, 주식을 사려는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주변여건마저 악화된다면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상승모멘텀만 생기면 단시일내에 주가를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코스닥시장을 움직이는 최대 에너지는 심리라는 점에서 그렇다.

어차피 펀더멘털보다는 성장성이라는 추상적 재료를 보고 투자하는게 코스닥시장이다.

따라서 성장성에 대한 회의보다는 희망을 갖기만 한다면 언제든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소위 "구경제 주식" 반등은 일시적 현상이며 결국은 "신경제" 주식이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최근 보도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