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증권은 이달초 선물팀을 강화하면서 2명의 전문가를 스카웃했다.

이 소식이 나돌자 회사에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형증권사인 D증권의 "간판스타"도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면서 면담을 했다.

정용만 보람증권선물팀장은 "증권가에 알려진 유명 선물 전문가는 30~40명
선으로 연봉이 1억원을 넘고 있다"면서 "증권사 구조조정과 맞물려 간판스타
들의 이동도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IMF이후 증권가에 인력대이동이 벌어지고 있다.

불황으로 증권사들이 몸짐을 줄이면서 감원을 하는데다 부실증권사로부터
탈출러시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형 증권사들은 몸집 불리기 경쟁을 하면서 우수인력을 "거액"에
모셔오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인력대이동의 계기가 된 것은 동서증권과 고려증권이다.

이들 회사 직원들은 지난해 말 부도이후 뿔뿔히 흩어졌다.

1천5백여명, 5백여명씩에 이르던 직원 수가 불과 반년만에 절반을 훨씬
밑도는 수준으로 줄었다.

그룹차원에서 금융업을 키우고 있는 현대와 삼성증권 등이 이들 인력의
스카우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수한 영업맨이나 투자분석가를 1백여명이상씩 데려갔다.

두회사는 금년들어 이들을 포함 2백여명이상씩 직원을 늘렸다.

내실 경영을 해온 동원증권과 신영증권도 스카웃에 적극적이다.

동원증권은 작년말 직원 수를 1백50여명 줄이는 구조조정을 한뒤 50여명을
외부에서 충원했다.

신영증권은 동서와 고려증권의 지방지점 2곳을 아예 직원과 함께 인수했다.

김정태 동원증권사장은 "우수 직원을 충원하면 기존사원과 선의의 경쟁도
생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퇴출 등 증권사 구조조정도 인력이동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재무구조가 좋지 못한 증권사 직원들은 살길을 찾아 자리를 바꾸고 있다.

시황분석에서 스타로 꼽힌 H증권 O씨도 최근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처럼 인력이동이 활발한 가운데서도 업계 전체적으로는 직원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6개 증권사의 임직원(고용원제외) 수는 97년말
2만5천98명에서 6월말현재 2만1천5백77명으로 무려 3천5백21명(14%)이나
감소했다.

협회관계자는 "정규직외에 임시직이나 계약직은 우선적으로 감원돼 실질
감원자는 1만명이상이다"고 밝혔다.

IMF여파가 증권계 인력시장을 실력위주로 재편시키고 있는 셈이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