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지난주말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이번주 들어서도 증시를 감싼 안개는
쉽게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부도 확산 가능성, 정치권의 비자금 공방, 외국인
주식 매도공세, 신용잔고 매물화 등 도처에 악재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낙폭과대에 따른 반등 시도가 지속되고 있어 그 성공여부가 증시의
진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증시주변여건을 보면 언제 어디서 부도가 터져나올지 예측하기 힘든 부도
공포감이 여전히 투자자의 발목을 잡고있다.

"대마불사"의 신화가 무너진 때문이다.

정치권의 비자금 공방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때와 비슷한 충격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다.

싱가포르 역외외환시장(NDF)에서 1년물 선물환이 달러당 1천1백80원까지
치솟았고 금리도 여전히 불안하다.

환율및 금융시장 위기감으로 외국인 매도공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도
국내기관과 큰 손의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한다.

갈수록 벌어지는 신용잔고와 예탁금 격차로 수급불균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종합주가지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실물경기 회복 가능성도 섣불리
속단하기 어렵다.

최악이었던 지난해 하반기보다 나아지고 있지만 수출단가 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는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리고 있다.

현대증권 박영철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산적한 악재가 쉽사리 해소될 가능성이 적어 주가가 오를 때마다 현금화하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주가가 4년7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했으나 막상 투자자들은 "싸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한전과 은행주 등이 연초 주가보다 크게 하락했을뿐 삼성전자 포철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증권 등 대중주는 오히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낙폭과대에 따른 급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동원증권 이승용 투자분석부장)
는 얘기다.

그렇다고 낙관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험상 주가에 선행했다는 경상수지 개선추세가 뚜렷하고 4.4분기 실물경기
가 저점을 확인할 것이라는 각종 연구기관의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부도설이 나돌아도 내성을 보인 주가는 "바닥"에 대해 어느 정도 믿음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전문가들은 낙폭과대라는 사실만 믿고 투자하기 보다는
신용잔고 해소 등의 수급 개선과 거래량 바닥여부를 확인한후 분할매수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 증시 재료 점검 ]]]

<< 호재 >>

<>한국은행, 종금사에 1조여원 지원 예정
<>주식액면분할 관련 법규 개정 가능성
<>외국인 한도 확대 등 증시부양책 발표설
<>주가 단기낙폭과대

<< 악재 >>

<>기업부도 확산 위기감
<>정치권 비자금 공방 가열
<>환율및 금리 불안 지속
<>외국인 순매도 지속 가능성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