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흉부외과' 포스터

사진=SBS '흉부외과' 포스터

지난 27일 밤 첫 방송된 SBS 의학드라마 '흉부외과'가 압도적인 몰입감과 더불어 리얼한 병원 에피소드를 선보이며 수목극 1위 자리에 올랐다. 제작진은 수술 현장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철저한 현장 조사를 마쳤다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벌써부터 '의학드라마 불패신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의학드라마를 정리해봤다.

▲ 의학 드라마의 원조 - MBC 종합병원 (1994)
사진=MBC 종합병원 스틸컷

사진=MBC 종합병원 스틸컷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의학드라마를 꼽으라면 '종합병원'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1994년 MBC에서 방송된 '종합병원'은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신은경, 김지수, 구본승, 전도연, 박형준, 이재룡, 박소현이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종합병원'은 서울 한강 병원 외과, 내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다가 응급의학과가 신설되자 외과 전공의들이 파견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재룡은 원조 휴머니스트 의사역을 맡았고 신은경은 외과 의사로 분했다. 특히 이 당시에는 외과에 여의사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신은경 캐릭터는 신선 그 자체였다. 이른바 '걸크러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 김정은 삭발 투혼 - MBC 해바라기 (1998)
사진=MBC '해바라기' 스틸컷

사진=MBC '해바라기' 스틸컷

1998년 MBC에서 방송된 '해바라기'는 안재욱을 비롯해 김희선, 추상미, 한재석, 안정훈, 차태현, 김정은 등이 출연했으며 대학 종합병원 신경외과 의사들의 실생활을 그렸다. 당시 신인이었던 배우들은 이 작품을 발판으로 현재 톱스타가 됐다. 특히 정신병 환자 역을 맡은 김정은은 삭발 투혼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그 결과 '해바라기'는 최고 시청률 38.9%, 평균 시청률 32.0%로 역대 의학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 김명민으로 시작해 김명민으로 끝났다 - MBC 하얀거탑 (2007)
사진=MBC '하얀거탑' 포스터

사진=MBC '하얀거탑' 포스터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하얀거탑'은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가진 천재 의사 장준혁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김명민은 '장준혁' 그 자체였고 매 장면마다 전율을 느끼게 하는 연기로 '하얀 거탑' 폐인을 양성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명민좌'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을 갖게 됐으며 특히 눈을 감는 순간까지 의학 발전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줘 깊은 여운을 남겼다.

또한 김명민은 '하얀 거탑'으로 그해 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 부분 남자최우수상, 제43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이선균, 차인표, 송선미 등 많은 배우들을 재조명시켰다.

▲ '버럭 범수'의 탄생 - SBS 외과의사 봉달희 (2007)
사진=SBS '외과의사 봉달희'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외과의사 봉달희' 방송화면 캡처

'하얀거탑'보다 약간 늦게 출발한 SBS '외과의사 봉달희' 역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드라마는 심장병력 등 핸디캡을 안은 지방의대 출신 흉부외과 레지던트 봉달희(이요원)의 성장기를 담은 드라마로써 이범수의 첫 브라운관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범수는 '버럭 범수'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또한 주인공 이요원을 비롯해 김민준, 오윤아, 김인권 등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 '갓지성'의 시작 - MBC 뉴하트 (2007)
사진=MBC '뉴하트' 포스터

사진=MBC '뉴하트' 포스터

'하얀거탑'으로 재미를 본 MBC는 다시 한 번 의학 드라마 '뉴하트'를 준비해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뉴하트'는 방영 전부터 제2의 '하얀거탑'이라 불린 작품으로 배우 지성의 제대 후 첫 드라마로도 기대를 모았다. '뉴하트'는 당시 방송을 앞두고 '하얀거탑' 아류가 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성을 포함해 김민정, 신다은, 박철민 등 배우들의 호연으로 흉부외과 신드롬을 일으켰고 결국 마지막회에서 최고 시청률 33.6%를 기록하며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 한 단계 진보된 리얼리티 - KBS 브레인 (2011)
사진=KBS '브레인' 스틸컷

사진=KBS '브레인' 스틸컷

시간이 지나면서 의학드라마도 미국 드라마의 영향을 받아 점점 리얼리티가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전에는 병원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와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브레인'을 기점으로 더욱 사실적인 수술 장면이 브라운관을 타기 시작했다.

KBS '브레인'(2011)에는 신하균, 정진영, 최정원, 조동혁, 이성민이 출연했다. 이 드라마는 뇌 질환 전문 신경외과를 중심으로 속물 의사 이강훈(신하균)이 상극이던 김상철 교수(정재영)를 진정한 멘토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았다. '브레인'은 러브라인보다 사제지간의 정을 강조했으며 특히 사실적인 뇌 수술 장면으로 큰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더해 8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신하균을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배우'로 각인시켰으며 그 덕분에 신하균은 2011년 KBS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 사투리 쓰는 의사의 등장 - MBC 골든타임 (2012)
사진=MBC '골든타임' 스틸컷

사진=MBC '골든타임' 스틸컷

MBC는 2012년 다시 한 번 의학드라마 카드를 꺼내며 시청자들을 공략했다. '골든타임'은 이성민, 이선균, 황정음, 송선미가 출연해 '응급실'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사람의 생사가 갈리는 '골든타임' 속에서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는 의사들의 고군분투가 감동을 안겼다. 특히 '골든타임'은 '이성민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그의 무명 시절을 끝내게 만든 작품이다. 이성민은 이 드라마에서 마음 따뜻한 최인혁 교수 역을 맡아 열연했고 그해 방송3사 드라마 PD가 뽑은 '올해의 연기자상'을 수상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점은 그동안 의학드라마가 전문성을 강조하다보니 모두 서울을 배경으로 했다. 하지만 '골든타임'은 사투리 쓰는 의사가 등장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 서번트 증후군 의사의 등장·美 ABC 방송 리메이크 - KBS 굿닥터 (2013)
사진=KBS '굿닥터' 스틸컷

사진=KBS '굿닥터' 스틸컷

의학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 방송사들은 좀 더 차별성을 둔 의학드라마 제작에 나섰다. 지난 2013년 KBS에서는 '굿닥터'(2013)가 방송돼 큰 인기를 얻었다. '굿 닥터'는 대학병원 소아외과 전문의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주원이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의사 박시온 역을 맡아 열연, 호평을 이끌었으며 문채원은 밝고 쾌활한 여의사 차윤서 역으로 분했다. 시청률 역시 20%를 넘기며 드라마의 인기가 수치로도 증명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굿닥터'가 미국 ABC 방송국에서 리메이크를 해 흥행에 성공, 현재 시즌 2 제작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 한석규의 귀환 - SBS 낭만닥터 김사부 (2016)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 방송화면 캡처

2016년에 방송된 SBS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의 초라한 병원을 배경으로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 분)와 열정이 넘치는 젊은 남녀 의사 강동주(유연석 분), 윤서정(서현진 분)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한석규는 이 드라마에서 권력이나 돈에 굴하지 않고 오직 의술을 펼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낭만닥터 김사부'는 다시 과거 의학드라마들의 정공법으로 돌아가 여러 인물들의 관계와 내적 감정에 집중했다. '디지털'보다 '아날로그'에 가까운 감성으로 시청자들을 공략해 대성공을 거뒀으며 결국 한석규는 이 드라마로 2016년 SBS 연기 대상을 수상했다.

▲ 병원 경영진이 주인공 - JTBC 라이프 (2018)
사진=JTBC '라이프' 스틸컷

사진=JTBC '라이프' 스틸컷

JTBC에서 방송된 의학드라마인 '라이프'는 '비밀의 숲'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이수연 작가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큰 화제가 됐다. 여기에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조승우와 도깨비로 흥행에 성공한 이동욱이 출연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다. 또한 조승우, 이동욱 외에도 유재명, 이규형, 원진아, 문소리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전 의학드라마와 차별점이 있다면 의학 지식을 갖춘 의료진과 의사들이 주된 주인공이었던 기존의 한국 의학 드라마와 달리 '라이프'는 병원의 전문 경영진에 해당하는 총괄 사장이 주인공 배역으로 나섰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모든 의학드라마들이 다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참패를 면치 못하고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은 의학드라마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리얼리티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탄탄해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시청자들의 기대 속에 서막을 연 '흉부외과'가 어떤 종영을 맞이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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