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가 할리우드 자본에 의해 한국판으로 리메이크된다. 씨앤필름(대표 장윤현·사진)은 19일 미국의 메이저영화사 컬럼비아 트라이스타와 공동으로 휴먼드라마 영화 '씽즈 체인지'를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하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씨앤필름이 시나리오 개발과 영화 제작을,컬럼비아사가 제작비 전액투자와 세계 배급을 각각 맡고 흥행수익을 반분하는 조건이다. 지금까지 국내 영화사와 해외 영화사가 합작한 영화는 많았지만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가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하는 데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40억∼50억원 규모이며 현재 막바지 시나리오작업을 하고 있다. 씨앤필름은 국내 감독과 톱스타를 대상으로 캐스팅 작업을 진행중이다. 컬럼비아사의 가렛 위건 부회장은 "세계 시장을 무대로 영화를 만들어온 컬럼비아의 노하우와 씨앤필름의 참신한 감각이 합쳐진다면 훌륭한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씨앤필름의 장윤현 대표가 컬럼비아사에 리메이크를 위한 판권 양도를 요청한 뒤 컬럼비아사가 큰 관심을 표명하며 투자와 배급까지 맡겠다고 나섬으로써 이뤄졌다. 컬럼비아사는 흥행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됐던 멜로물 '접속'을 연출한 장 감독의 창작력과 영화사 대표로서의 프로듀싱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씽즈 체인지'는 지난 88년 데이비드 마멧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한국에서는 지난 91년 '제3의 기회'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씨앤필름은 "이 영화는 인생의 아이러니에 의해 유발되는 웃음과 진실이 담긴 작품"이라면서 "같은 얼굴을 가진 평범한 남자와 살인범의 운명이 서로 바뀌면서 벌어지는 극적인 드라마는 시간과 국경을 초월해 감동을 주는 호소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