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멘토 찾아 실리콘밸리 간 이기정 총장…"창업 정신 북돋고 해외서 퀀텀점프 돕겠다"
“실리콘밸리의 동문 선배들을 지렛대 삼아 대학에 창업가 정신을 확산시키려고 합니다.”

이기정 한양대 총장(사진)은 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쿠퍼티노 하얏트호텔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글로벌 창업정신을 함양하는 데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는 동문 선배들의 경험과 조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날 열린 ‘한양대 글로벌 스타트업 멘토단 위촉식’에 참석하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올해 7기를 맞은 멘토단은 한양대 출신 현직 전문가 3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스타트업을 창업했거나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모델링, 시제품 개발, 마케팅, 지식재산권, 펀딩, 글로벌 진출 등 각종 노하우를 전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 총장은 “이공계 중심의 실용 학풍이 강한 한양대의 특성상 지금도 많은 학생이 창업에 나서고 있다”며 의대 16학번인 장지호 대표가 설립한 비대면 의료진료 서비스 스타트업 닥터나우를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한양대 출신이 창업한 기업이 2020년 2286개, 지난해 2948개로 이런 추세라면 올해 3000개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주요 대학 평균(1846개)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이를 통해 2만 명 규모의 고용이 창출됐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수학 문제풀이 앱인 콴다, 국내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 등도 한양대 출신들이 창업한 회사다. 콴다는 융합전자공학부 11학번인 이종흔 대표가 설립한 메스프레소에서 개발한 앱이다. 메스프레소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1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국민 교육앱으로 성장하는 등 지난해에 가입자 700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총장은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면 퀀텀점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어 실리콘밸리 멘토단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리콘밸리에 200여 명의 동문이 활동하고 있다”며 “선배들이 후배의 아이디어 사업화, 창업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투자까지 매칭해준다면 더 많은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이 총장은 한양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영문과 교수로 부임한 뒤 국제처장, 국제화위원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국제화 전문가다. 한양대는 전체 학생 3만5000여 명 중 1만 명이 유학생일 정도로 국제화 부문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는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학과 학생의 국제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학교와 동문 선배들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