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를 비롯해 ‘승리호’ ‘늑대소년’ 등을 만든 국내 굴지의 7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체 대표들이 미국행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사업지주회사 케이엔터홀딩스가 나스닥 상장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인 글로벌스타와 합병을 완료하면 국내 종합 엔터 콘텐츠 회사로는 최초로 나스닥에 입성하는 사례가 된다. K엔터가 한단계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굴지의 제작자들 ‘의기투합’

무엇보다 충무로에서 인정받는 주요 영화·드라마 제작자들이 합류해 기대를 모은다. 관객 1218만 명을 기록한 ‘택시운전사’로 이름을 알린 박은경 더램프 대표가 대표적이다. 영화 ‘승리호’ ‘추격자’ ‘작전’ ‘늑대소년’을 제작한 영화사 비단길의 윤인범·김수진 공동대표도 합류했다. 정병길·정병식 형제가 대표로 있는 앞에있다도 참여했다. ‘내가 살인범이다’를 시작으로 ‘카터’ ‘악녀’ 등을 흥행시켰다.

드라마 제작사 안자일렌도 합류했다. ‘육룡이나르샤’ 등을 연출한 신경수 감독, ‘모범택시’의 박준우 감독, ‘조선변호사’의 김승호 감독이 몸담은 곳이다. 드라마 ‘그리드’ 등을 제작한 배정훈사단도 참여했다.

가상인간 테마의 콘텐츠 제작사 퍼스트버추얼랩과 국내 콘텐츠 MD상품(굿즈)을 제작하는 회사도 합류했다. 제작사들이 가진 원천 지식재산권(IP)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을 모은 건 최평호 케이엔터홀딩스 회장과 이영재 대표다. 케이엔터홀딩스의 자회사이자 문화콘텐츠 투자전문 벤처캐피털(VC) 쏠레어파트너스의 대표와 부사장을 맡고 있는 인물들이다. 쏠레어파트너스는 영화 ‘기생충’ ‘극한직업’ ‘범죄도시’에 투자자로 참여해 흥행을 이끌었다.

○“OTT 상대 협상 주도권 잡는다”

콘텐츠 유통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많은 영화·드라마 제작자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를 선택하고 있다. 케이엔터홀딩스는 현재 글로벌 대형 OTT업체와 세 편의 작품 계약을 체결하고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미국행을 결정한 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 IP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나스닥 상장을 통해 국내 제작사가 확보한 오리지널 IP와 글로벌 투자자의 자금력을 연결하면 토종 콘텐츠 기업들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OTT 업체들에 대항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도 고려했다. 그동안 다수의 K콘텐츠 기업은 자본력의 한계로 글로벌 OTT 업체에 오리지널 IP를 ‘납품하는’ 역할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K콘텐츠 기업들은 OTT 업체에서 제작비에 더해 전체 수익의 10~20% 수준만 받고 대부분 수익은 OTT 업체가 가져가는 구조였다.

하지은/차준호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