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금융회사가 예능을 만든다고?
‘DGB인 듯 DGB 아닌 것처럼.’

요즘 DGB금융그룹이 밀고 있는 브랜드 전략이다. 보수적인 금융회사 이미지를 탈피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필요하다면 DGB라는 사명도 내세우지 않는다. 유연하고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한다는 의도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SNS를 통해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 ‘디지비’가 대표적이다. 이 채널의 핵심 콘텐츠는 코미디언 김용명이 진행하는 생방송 예능 프로그램 ‘용신소’(사진)다. ‘외국인 사이 한국인 찾기’ 등 출연자 중 주제에 맞는 주인공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디지비는 금융과 상관없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알린다는 취지다.

인스타그램에선 그룹사 캐릭터를 활용해 마케팅을 하고 있다. DGB라는 브랜드명을 노출하지 않는 ‘선 넘는 단똑우’ 계정을 통해서다. 단똑우는 그룹사 캐릭터인 ‘단디’와 ‘똑디’ ‘우디’의 앞 글자를 각각 따서 지은 이름이다. 계정 신설 7개월 만에 팔로어는 1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변화는 DGB금융을 젊고 트렌디한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김태오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김 회장은 작년 1월 그룹 차원의 브랜드전략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