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경 대보유통 사장이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김진경 대보유통 사장이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휴게소를 이용하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맛있는 메뉴가 아니라면 굳이 휴게소 음식을 사 먹지 않죠. 휴게소가 혁신을 거듭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업체 대보유통의 김진경 사장(57)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휴게소 산업이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화장실, 주유소 등 기본 시설을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매장 메뉴 개발, 예술 전시 공간 마련 등 고객을 휴게소로 유인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휴게소 운영 역사 30년

대보유통은 약 30년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해 온 휴게소 운영 선도업체다.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모든 휴게소·주유소 약 200개소 중 대보유통이 휴게소와 주유소를 합쳐 66곳을 운영하고 있다. 2위 업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숫자다. 휴게소 사업에서 연 1500억원, 주유소 사업에서 연 5500억원의 매출이 나온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혁신 중…전국 맛집·서빙로봇 다 있죠"
김 사장은 “지금의 휴게소 표준을 대보유통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장실 양변기 설치, 모유 수유실 마련, 자동차 세차장 운영 등 휴게소업계에서 최초로 도입한 시설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1995년 1월 고속도로 부대시설 운영권 민영화 방침에 따라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권을 단계적으로 민간에 임대했다. 휴게소 건물은 한국도로공사가 짓되 운영은 민간 기업에 계약 기간 동안 맡기고 임차료와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대보유통의 전신이었던 대보종합건설은 1995년 옥산휴게소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낙찰받으면서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휴게소 메뉴 경쟁력 키워야 산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은 휴게소 업체들은 최근 혁신을 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대신 편의점 공산품 위주로 구매하고 있고, 아예 먹거리를 집에서 챙겨오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며 “휴게소 운영 패러다임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휴게소도 맛집을 따라 가는 시대가 왔다”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협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보유통은 올해 백 대표와 함께 연돈볼카츠를 화성, 매송, 괴산, 보성휴게소에 잇따라 개점했다. 8월 초에는 더본코리아의 백반 브랜드 ‘퀵반’을 들인다. 제육볶음 등 7000원대의 맛있는 백반을 빠르게 제공한다는 콘셉트다. 김 사장은 “물가 상승 시기에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유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보유통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휴게소에 서빙 로봇과 바리스타 로봇을 들여놨다. 전국 휴게소 매출 1위 화성휴게소에는 서빙 로봇이 물, 컵, 김 등을 들고 매장을 돌아다닌다. 야외에서는 로봇이 제조하는 커피를 사 마실 수 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