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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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3일 발표한 보유세 완화 방안의 적용 대상이 1가구 1주택자에 한정되면서 다주택자들은 올해 공시가격 17.22% 인상에 따른 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일부 다주택자는 지난해보다 수천만원 이상 보유세를 더 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에게 의뢰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와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 두 채를 보유한 2주택자는 올해 재산세 1108만원과 종합부동산세 8701만원 등 총 9809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할 전망이다. 전년 보유세 7453만원 대비 31.6% 이상 세 부담이 늘어난다.

서울과 지방에 주택 한 채씩을 보유한 경우에도 보유세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와 대전 죽동 유성죽동푸르지오(84㎡)를 보유한 가구는 올해 보유세가 전년 대비 925만원 늘어난 3199만원(재산세 530만원, 종부세 2669만원)이 될 전망이다. 다만 다주택자의 경우 오는 6월 1일 전 보유 주택을 매각해 1세대 1주택자가 되면 지난해 공시가 기준으로 보유세를 내게 된다.

일각에선 “주택을 두 채 이상 갖고 있으면 죄인이냐”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다주택자는 부동산 투기꾼이며 이를 단죄해야 한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씌운 프레임인데 이를 유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종부세를 장기적으로 재산세에 통합하겠다는 공약에 기대를 거는 다주택자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초고가 주택 한 채를 갖고 있을 때 종부세가 중고가 주택 두 채를 갖고 있을 때의 종부세보다 낮게 매겨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옥 민주당 정책위원회 기획재정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SNS에 “정부 대책에 따르면 똑같은 아파트인데도 1주택자가 보유할 때와 2주택자가 보유할 때 가격(세금 적용 공시가격)이 다르다고 한다”며 “자유시장경제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적었다. 그는 “모든 세법에는 과세표준, 세율, 공제라는 3개의 큰 기둥이 있고, 이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