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에서 수소차가 가장 많이 달리고 있는 국가지만 충전 여건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18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세계 수소차 3만7400대 중 33.3%(1만2439대)가 한국에서 운행되고 있다. 수소차 보급 대수 세계 1위로, 2위 미국(1만68대)은 물론 중국(7227대) 일본(5185대) 독일(738대)에 한참 앞서 있다.

그러나 충전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국내 수소충전기는 69대에 불과하다. 충전기 1기당 수소차는 180대로, 미국(224대)에 이어 두 번째로 열악하다. 반면 독일은 1기당 수소차가 9대로 여유있다. 일본(38대) 중국(56대)도 한국보다 나은 여건이다.

수소충전소에 대한 편견 해소가 과제다. ‘수소차나 충전소가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역주민의 우려 때문에 충전소를 설치하지 못하고 있는 곳도 많다. 그러나 수소는 가솔린, 디젤 등 다른 연료에 비해 안전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수소의 자연발화온도는 575도로, 휘발유(500도)와 경유(345도)에 비해 높다. 공기보다 14배나 가벼워 대기 중으로 빠르게 날아가기 때문에 누출 사고 때도 화재나 폭발 위험이 낮다.

폭발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소탱크는 일반 연료탱크와 달리 철보다 강도가 10배 높은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실과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큰 충격 때도 터지지 않고 찢어진다. 수소탱크는 큰 충격을 받더라도 폭발 없이 찢어지고, 수소는 공중으로 빠르게 사라진다.

독일 베를린 시내 한복판과 일본 도쿄타워, 한국 국회 등 인구 밀집 지역에 수소충전소가 세워진 것은 그만큼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의미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