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골프웨어 불티나게 팔리자
해외브랜드 잇단 韓 시장 도전장

"韓서 통하면 亞 수출길 열려"
‘아메리칸 클래식’으로 불리는 미국의 의류 브랜드 폴로 랄프로렌이 한국 시장을 겨냥한 골프웨어 출시를 추진한다. 골프의류 업체인 와이드앵글은 세계 3대 퍼터 중 하나로 꼽히는 피레티의 한국 상표권을 사들였다. 골프용 바람막이 한 벌이 70만원에 육박해도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고가 골프웨어 시장을 겨냥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가 고급 스포츠로 인식되는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통할 것이란 점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랄프로렌·퍼터 名家 피레티…한국 골프웨어 시장 뛰어든다

‘백화점 효자’ 골프웨어
고가 골프웨어 열풍이 거세다. 명품, 가전과 함께 백화점의 ‘3대 효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비싸더라도 나만의 개성을 원하는 젊은 골프인구가 늘면서 의류 업체들이 앞다퉈 고가 골프웨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K2의 골프 의류 계열사인 와이드앵글은 미국 퍼터 제조사인 피레티의 한국 상표권을 사들인 후 사명을 지난 1일 FCG코리아로 바꿨다. 피레티 의류뿐만 아니라 가방, 신발, 퍼터 등 골프와 관련된 전 제품을 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11일 “지난해 피레티와 협업으로 몇몇 의류 제품을 선보였는데 기존 와이드앵글 제품에 비해 가격은 20%가량 비싼데도 판매량은 10% 정도 많았다”며 “아예 피레티라는 이름을 걸고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퍼터 제조사가 의류를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피레티는 2008년 출범한 미국의 수제 퍼터 제조사다. 스카티카메론 등과 함께 세계 3대 퍼터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틀리스트, PXG 등 골프클럽 브랜드의 한국 수입 회사가 기존에 없던 고가 골프웨어를 선보여 대박을 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프 장비 회사들이 의류 브랜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은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영·미권만 해도 고가 골프웨어를 입는 것은 일부 전문 선수뿐이다. 일반인은 가벼운 평상복을 입거나 클럽하우스에 있는 ‘프로숍’에서 구매하는 게 보통이다. 타이틀리스트와 PXG만 해도 별도로 고가 의류 브랜드가 있는 곳은 한국뿐이다.
K골프웨어로 아시아 시장 겨냥
패션업계에선 ‘K골프웨어’의 수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대 내수시장을 갖춘 중국도 소득 수준 향상과 함께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떠오르는 신흥국인 베트남에서도 골프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류를 등에 업는다면 한국에서 유행한 ‘영&리치(young&rich)’를 앞세운 고가 골프복 브랜드들의 수출길이 열릴 것이란 셈법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빈폴과 LF의 헤지스가 중국, 동남아시장 공략을 시도했지만 판매량이 미미할 정도로 사실상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폴로 랄프로렌이 한국에서 별도 골프 브랜드를 내놓기로 결정하고 프로젝트팀이 콘셉트를 짜고 있다”며 “한국에서 성공하면 아시아로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장사인 코웰패션도 고가 골프복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중저가 골프웨어 시장 강자인 JDX를 보유하고 있는 코웰패션은 지난해 신진 디자이너 골프 브랜드인 페어라이어를 인수했다. 여기에 초고가 라인을 더하겠다는 전략이다. 코웰패션은 지난해 매출(4264억원)과 영업이익(800억원)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골프복 인기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박동휘/배정철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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