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암호화폐 업계의 뜨거운 화두는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이었다. 거래 첫날인 지난 14일 시가총액은 857억8000만달러(약 95조원)를 기록했다. 2018년 80억달러로 평가받았던 이 회사 기업가치가 3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치솟은 것이다. 코인베이스 못지않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의 ‘몸값’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빗썸은 지난해 매출 2185억원, 영업이익은 1492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1년 전보다 51.1%, 영업이익은 120.3% 뛰었다. 업비트 운영업체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은 1767억원, 영업이익은 8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0%, 105.2% 급증했다. 올 들어 코인 투자 열풍이 더 거세진 만큼 거래액과 이익은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한다. 코인베이스나 다른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사례를 감안하면 기업가치 10조~20조원대가 가능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업비트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0조원 수준까지 상승했고, 수수료(0.05%)를 감안하면 올해 3조700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장 추세를 감안하면 두나무는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빗썸코리아 주식은 최근 비상장 거래 사이트에서 40만~5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총으로 환산하면 2조원 수준이다. 빗썸은 순이익이 업비트보다 높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더 크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암호화폐거래소를 ‘정식 금융업’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코인베이스 상장을 계기로 암호화폐거래소 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