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창구.  /뉴스1
시중은행 대출창구. /뉴스1
20~30대 청년층의 ‘내집 마련’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들이 주로 쓰는 보금자리론의 금리 산출 기준인 국고채(국채) 5년물 금리가 11개월 최고치로 치솟은 결과다. 4차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조달을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을 예고하면서 국채 금리가 뛰고 있다. 재난지원금의 '나비효과'가 청년층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국채 5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75%포인트 오른 연 1.449%에 마감했다. 지난해 3월23일(연 1.462%) 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 26일 5년물 금리 오름폭(0.075%포인트)은 코로나19 대유행(펜데믹) 우려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친 지난해 3월19일(0.178%포인트) 후 최고치다.

국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30일 연 1.03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오름세를 이어간 결과 지난 26일 연 1.4%대를 돌파했다.

5년물 금리가 치솟으면서 보금자리론 금리도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보금자리론 금리가 국채 5년물 금리에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다. ‘u-보금자리론’(10년 만기) 상품 금리는 지난해 9~11월에 연 2.1%에 불과했다. 하지만 5년물 국채 금리가 뛰자 올 들어서는 연 2.35%로 상승했다. ‘아낌e보금자리론’(10년 만기) 상품도 지난해 9~11월에 연 2%에서 올들어 연 2.25%로 뛰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은 소득이 연 7000만원 이하(미혼이면 본인만·기혼이면 부부합산)면서 사들이려는 주택가격이 6억원 이하 등의 조건을 갖춘 사람들에게 최대 3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내집 마련에 나서는 청년들이 비교적 저렴한 금리로 차입금을 조달할 수 있는 조달 통로였다.

국채 5년물 금리가 치솟고 덩달아 보금자리론 부담도 커지는 배경으로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꼽힌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국채 금리가 연 1.5%를 돌파한 영향으로 한국 국채 금리도 일부 뛰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4차 재난지원금 충격이 5년물 국채 금리 등을 밀어올린 근본적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4차 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본격화한 영향이다. 여당과 기획재정부 등 관련 당국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당정청협의회를 열고 추경 규모와 대상, 지급 시기 등을 윤곽을 잡을 계획이다. 여당은 다음달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추경 자금의 상당액을 적자국채(정부가 수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로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국채 발행 물량이 늘면 그만큼 국채값은 떨어지는 동시에 국채 금리는 오른다. 정치권에서 밀어붙인 4차 재난지원금의 부작용을 청년층이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앞으로 추경과 함께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등이 논의되는 만큼 적자국채가 예상보다 더 나올 수 있어 시장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도 높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