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개당 4천만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7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센터 암호화폐 시세 현황표.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개당 4천만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7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센터 암호화폐 시세 현황표.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4만달러를 돌파했다.

미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코인메트릭스 자료를 인용해 7일(현지시간) 오후 1시 비트코인 가격이 전날보다 13% 오른 개당 4만188달러에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다 기관들의 매수세까지 유입되면서 최근 1년 새 460% 이상 폭등했다.

여기에 지난 4일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은행들에게 스테이블코인(화폐 가치와 연동된 가상자산)을 지불 및 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호재가 잇따랐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OCC가 발표한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이 주류 금융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부터 미국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비트코인 구매 행렬이 이어지면서 꾸준한 수요가 생긴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가상자산 투자사 그레이스케일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에만 7만2950개(약 2조4463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신규 매수했다. 지난해 총 180억달러(약 19조 5575억원) 상당의 운용자산이 증가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비트코인 신규 매입으로 인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나스닥 상장사 마이크로스트레티지도 지난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약 4억2000만달러(4719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1일에도 6억5000만달러(약 7150억원) 어치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였다.

다만 앞으로 시세의 향방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톰 피츠패트릭 시티은행 상무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31만8000달러(약 3억4600만원)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2019년 시작된 강세장이 2022년 후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니콜라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 투자전략가는 "비트코인이 금(金)의 민간 투자 규모와 비슷해지려면 지금보다 시가총액이 4.6배 증가해야 한다. 이 경우 이론적인 장기 목표 가격은 14만6000달러(약 1억5900만원)"라고 분석했다.

반면 피터 시프 유로 퍼시픽 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오직 구매한 비트코인을 더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 구매하기 때문에 실제 여러 방면에 사용되는 금과는 차이가 있다"며 "비트코인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잃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비트코인의 가치가 0이 된다면, 모든 투자자들의 손실은 100%로 동일하다"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