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디지털 전문가 등의 외부 인재를 잇따라 고위급으로 영입하고 있다. 내부 직원 사이에서만 임원을 뽑던 은행권 특유의 ‘순혈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빅데이터·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초 김혜주 전 KT 상무, 김준환 전 SK C&C 상무를 영입했다. 김혜주 상무는 국내 1세대 빅데이터 전문가로, 은행장 직속의 디지털 혁신단과 마이데이터 사업 총괄을 맡았다. 데이터 유닛 그룹장에 오른 김준환 상무는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 삼성전자를 거쳐 SK C&C 그룹장을 맡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부문을 이끌어 왔다. 같은 달 국민은행도 삼성전자 출신 유세근 클라우드플랫폼단 본부장을 영입했다. 지난해 7월에는 농협은행이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디지털금융부문장(CDO·부행장)으로 뽑았다. 농협은행에서 준법감시인을 제외하고 외부 출신 부행장이 영입된 건 처음이다.

여성 전문 인력도 잇달아 영입됐다. 하나은행은 이인영 소비자리스크관리 그룹장을 선임했다. 그는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SC제일은행 리테일금융 법무국 인사 등을 지낸 법률 전문가다. 기업은행은 현대카드 출신의 조민정 홍보 브랜드 본부장을 지난해 말 개방형 직위 공개 채용을 통해 선임했다.

외부 출신의 승진 인사도 활발해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출신인 황원철 우리은행 DT추진단장은 지난달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정소람/김대훈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