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등 공급요인 크고 수요 늘지 않은 듯"
고기·생선·채소값 다 올랐는데…과일값은 10개월째 떨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소비'가 늘면서 고기와 생선, 채소 등 식료품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으나 과일값만 내림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과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1.43(2015년 100 기준)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9% 내렸다.

과일값은 지난해 8월(-15.2%), 9월(-15.1%), 10월(-17.2%), 11월(-14.2%), 12월(-12.5%), 올해 1월(-7.6%), 2월(-11.0%), 3월(-9.2%), 4월(-6.3%)에 이어 이번 5월까지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2013년 2월부터 2015년 9월까지 32개월 내리 하락한 이후 최장 기간 연속 하락세다.

5월 과일값 하락을 세부적으로 보면 복숭아(-23.3%), 배(-18.0%), 귤(-11.6%), 사과(-9.1%)의 하락 폭이 컸다.

수박(-7.2%), 참외(-5.4%), 아몬드(-2.3%), 키위(-0.6%)도 떨어졌다.

다만 밤(10.0%), 바나나(7.7%), 블루베리(7.5%), 오렌지(7.4%), 포도(5.7%), 딸기(2.3%)는 올랐다.

과일값의 내림세는 5월 육류와 우유·치즈 및 계란, 어류 및 수산, 채소 및 해조 가격이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육류는 전체적으로 7.0% 상승했다.

돼지고기(12.2%), 국산쇠고기(6.6%), 소시지(6.2%)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우유·치즈 및 계란은 2.3% 올랐고 세부적으로는 계란(9.2%), 우유(0.3%) 등이 올랐다.

고등어(16.4%), 명태(3.2%), 갈치(10.7%) 등이 올라 어류 및 수산도 6.8% 상승했다.

또 배추(102.1%), 양배추(94.7%) 등이 큰 폭으로 뛰면서 채소 및 해조도 9.1%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라간 것은 봄배추 작황 부진 등 공급측 요인이 있으나,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

특히 돼지고기 등 육류 상승에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도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과일값은 이런 영향을 받지 않아 '나홀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일값 하락세는 작황 호조 등 공급 측면의 영향이 크다"며 "육류 등 다른 품목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많아졌을 수 있으나 과일은 평소와 비슷하게 소비해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