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보험업계 최초로 보험금 지급심사를 인공지능(AI)에 맡기기로 했다.

한화생명은 가입자가 청구한 보험금을 줄지 말지를 AI가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클레임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보험금 지급심사에 AI를 쓰는 건 한화생명이 처음이다. 삼성화재, 교보생명 등은 보험 가입 단계의 계약심사 업무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바둑 AI’ 알파고의 핵심기술로 알려진 강화학습과 기계학습이 활용됐다. 컴퓨터 스스로 보험금 지급 결정과 관련한 규칙을 만들고 지급, 불가, 조사 등의 의사결정을 내린다. 한화생명은 최근 3년치 1100만 건의 보험금 청구자료를 활용해 3만5000회의 학습과정을 거쳐 심사 결과의 정합성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AI는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정하기 쉬운 단순 청구 건은 직접 처리하고, 정밀한 판단이 필요하거나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청구 건은 직원에게 넘긴다. 한화생명은 일단 전체 보험금 청구의 25%에 AI 자동심사를 도입했다. 향후 50%까지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회사 측은 5년간 1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준노 한화생명 팀장은 “오랜 업력에 따른 보유계약 증가와 최근 실손보험 소액청구 급증으로 지급심사 업무량이 매년 늘고 있다”며 “AI를 활용하면 기존 인력은 까다로운 심사 건에 집중하고, 가입자는 보험금을 보다 신속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