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올 들어 국내 첫 ‘포모사본드’(대만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국내 은행 중 역대 가장 낮은 금리로 최대 금액을 모집했다. 금융권에 포모사본드 발행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대만 시장에서 4억5000만달러(약 5300억원) 규모의 5년물 포모사본드를 발행했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 금융회사나 기관이 다른 국가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이 거래를 주관했다. 금리는 3개월 리보(Libor) 기준 금리에 77bp(0.77%)를 더한 변동금리다. 일반적인 글로벌 채권에 비해 6~7bp(0.06~0.07%) 낮은 수준으로, 국내 시중은행이 발행한 포모사본드 중 최저 금리다. 당초 3억달러(약 3500억원) 규모로 계획했으나 투자자 수요가 몰려 발행 물량을 늘렸다. 은행권이 그동안 발행한 포모사본드 중 규모 면에서도 최대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번 포모사본드는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발행됐다. 지속가능채권이란 친환경·사회공헌 목적에만 조달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채권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우리은행의 재무 건전성과 지속가능채권 인증 획득 노력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며 “시중은행에서 발행한 포모사본드 중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돼 향후 한국물 발행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권의 포모사본드 발행은 최근 들어 주춤했다. 지난해에는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국민은행 부산은행 산업은행 등이 포모사본드를 발행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단거리발사체 발사 이슈와 미·중 간 무역갈등이 커지는 등 대외 악재가 불거진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발행한 데 의미가 있다”며 “다른 은행 및 금융회사들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만 시장을 다시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