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알리는 스타벅스 '레드컵' 이제 못 봐요
전국 스타벅스에서 지난해 사용된 플라스틱 빨대는 약 1억8000만 개다. 개당 21㎝의 빨대를 연결하면 지구 한 바퀴 길이다. 무게로는 126t.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3월 10개 부서가 모여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빨대 대체품’ 개발에 나섰다. 쌀, 대나무, 종이 등으로 만든 빨대를 실험한 결과 6월에 종이가 최종 채택됐다. 전 세계 스타벅스 중 최초로 스타벅스코리아가 빨대 개발에 나서면서 미국 본사가 역제안을 해왔다. “글로벌 캠페인으로 함께하자”고 한 것. 스타벅스는 지난 7월 2020년까지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전면 퇴출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시작한 ‘친환경 프로젝트’가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업계 최초로 빨대가 필요 없는 커피 뚜껑 ‘드링킹 리드’를 개발했다.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면 300원을 할인해주던 것을 올 들어 400원으로 올렸다.

SPC그룹의 던킨도너츠도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컵 ‘덤블러’를 도입했다. 파리바게뜨도 컵 뚜껑 개발에 나섰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는 브랜드 로고가 전체 컵에 새겨진 일회용컵에서 색을 모두 뺐다.

친환경 캠페인을 선도하는 스타벅스는 현재 일부 매장의 시범 운영을 거쳐 11월 중 전국 매장에 5종의 빨대를 제공하기로 했다. 1997년부터 연말 시즌을 알려온 특별제작 종이컵 ‘레드컵’(사진)도 올해부터 사라진다. 재활용이 어려운 탓이다. 스타벅스의 친환경 캠페인을 통해 매월 평균 395만 건이던 전자영수증 발행건수는 6월 이후 평균 750만 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개인 텀블러 사용건수는 3월 월평균 33만 건에서 9월에는 90만 건으로 증가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