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LS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6월 전북 완주군의 LS엠트론 사업장을 방문해 LS엠트론의 드론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LS 제공
구자열 LS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6월 전북 완주군의 LS엠트론 사업장을 방문해 LS엠트론의 드론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LS 제공
LS그룹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가상현실(VR) 같은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이 케이블 같은 굴뚝산업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하고 수년 전부터 이 같은 흐름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LS그룹, IoT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 ESS 사업 박차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2015년부터 연구개발(R&D)의 효율을 촉진하는 ‘R&D 스피드 업’ 전략을 수립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디지털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구 회장은 당시 그룹 연구개발 보고 대회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변화)은 단순히 제품 형태만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사업전략에서부터 R&D, 생산, 영업 등 사업 프로세스 전체를 획기적으로 바꿔놓는 디지털 혁명 수준일 것”이라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LS그룹 계열사들은 R&D와 생산 분야에 신기술을 접목해 제조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LS산전과 LS니꼬동제련 등 주요 계열사는 생산 공정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생산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은 업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재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R&D 분야 투자도 활발하다. LS그룹은 매년 핵심 설비와 R&D 분야에 8000억~9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LS전선은 차세대 전력망 소재로 평가받는 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09년 진도와 제주도의 전력망 구축사업에 해저 HVDC 케이블을 납품했다. 2013년 덴마크 전력청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HVDC 케이블을 처음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국내 첫 육상 HVDC 전력망 사업인 ‘북당진~고덕 HVDC송전로 건설사업’에도 500㎸(킬로볼트)급 케이블을 공급하고 있다.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LS산전은 전력과 자동화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S산전은 지난해 일본 홋카이도와 국내 부산에 ESS와 연계한 메가와트(㎿)급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 올 2월엔 일본 혼슈 이시카와현에서 ‘하나미즈키 태양광발전소’를 착공했다. 내년 3월 준공되면 1년간 약 5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20년간 공급할 수 있다.

트랙터 제조 계열사인 LS엠트론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환경 규제를 넘어서기 위한 친환경 트랙터 개발에 주력한다. 구 회장은 지난 6월 이학성 (주)LS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기술책임자들과 함께 전북 완주군의 LS엠트론 사업장을 방문해 그룹의 R&D 전략과 디지털 전략을 점검하는 기술협의회를 열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