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본사에 설치된 헬스케어룸에서 직원이 체어테라피를 받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 본사에 설치된 헬스케어룸에서 직원이 체어테라피를 받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올해로 창립 64주년을 맞은 동국제강은 유연한 기업문화와 업무 제도 혁신을 통해 직원 만족도와 업무 효율을 동시에 향상시키고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 6일 열린 창립 기념식에서 “야근 문화를 버리고 정시 퇴근 문화를 정착시키자”며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동국제강은 장시간 회의나 불필요한 업무 등의 낭비 시간을 줄이고 집중 근무 문화를 사내에 정착시켜 전 임직원이 주 52시간 근무를 100% 지키고 있다.

동국제강은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되기 전부터 사내 교육 등을 통한 업무 문화 정착 노력뿐만 아니라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정해진 업무 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직원들은 출퇴근 인증을 통해 각자의 주당 누적 업무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업무시간이 주 52시간에 가까워지면 본인과 해당 팀장에게 자동으로 알림 메일이 발송돼 사전 관리가 가능하게 했다.

근무시간 관리 외에 동국제강이 시도한 파격적 근무환경 변화는 보수적이었던 철강업계에 신선한 기업문화를 선보였다. 동국제강은 업계 최초로 임직원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사내 헬스케어룸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에 설치한 헬스케어룸에는 테라피스트가 상주한다. 인트라넷을 통해 예약하면 근무 중 언제라도 ‘체어 테라피(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직원 간 소통과 유연한 기업 문화를 위해 사무실의 근무 환경도 완전히 바꿨다. 동국제강은 2014년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했다. 칸막이와 지정 좌석이 없는 수평적 업무 환경을 조성했다. 좌석 현황 모니터를 통해 원하는 자리에 앉아 각자 업무 스타일에 맞는 업무 공간을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좌석의 30%를 스탠딩 좌석으로 배치해 건강을 위한 스탠딩 워크를 가능하게 했다. 사무실 공간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본사 5,6층 내부에 나무 계단을 설치해 동선을 짧게 함으로써 소통 기회를 늘렸다. 회의실은 통유리창으로 설계했다. 직원들이 회의실 안의 발표 자료들을 보고 자연스럽게 타부서의 업무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동국제강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제도도 마련해 시행 중이다. 동국제강은 매달 셋째주 금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정하고 1시간 일찍 퇴근해 가족과 함께 주말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패밀리데이에는 동국제강 임직원 모두 청바지와 운동화 등 캐주얼 복장으로 출근해 퇴근 후 바로 여가를 즐기기에 불편함이 없게 했다.

이 밖에도 임직원의 가족이 회사의 업무를 이해하고 가정 내 소통을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가족 초청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작년 연말에는 임직원 자녀들을 초청하여 생산 현장 견학과 철강 제품 실험 등을 통해 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스틸 사이언스 캠프’를 진행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