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휴대폰사업 부진과 마케팅 비용 증가 여파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2분기(4~6월) 성적표를 내놨다.

LG전자도 스마트폰 부진… 영업익 7710억원
LG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15조180억원, 영업이익 771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6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6640억원)에 비해 16.1% 늘었지만 지난 1분기(1조1078억원)보다는 30.4% 감소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전망치 평균(컨센서스·8402억원)에 비해 8.2% 낮은 수준이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늘었지만 1분기보다는 0.7% 줄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지난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실적을 발표한 뒤 투자자의 ‘눈높이’(실적 기대감)가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마케팅 비용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올 상반기 LG전자 영업이익은 1조8790억원으로 2009년의 종전 최고치(1조7160억원)를 넘어섰다.

LG전자가 이날 사업본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TV와 생활가전 등 주력 제품 수익성이 경쟁회사를 압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OLED(올레드) TV를 앞세워 2분기에도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률도 1분기(14%)에 이어 2분기 연속 10%를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컨, 건조기,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H&A사업본부의 2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에 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어난 데다 냉장고·세탁기 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커진 덕분이다.

다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와 전장제품을 맡는 VC사업본부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MC사업본부는 2분기 전략 스마트폰 ‘G7’을 내놓으면서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게 영업손실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MC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