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글로벌 큰손 찾아가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사진)이 매달 ‘글로벌 큰손’인 외국 연기금과 글로벌 운용사를 직접 찾아다니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의 실적과 장기 성장 가능성을 설명하며 투자를 권하고 있다. 글로벌 큰손들은 이에 화답해 신한금융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 신한금융의 설명이다.

조 회장은 지난 4월 초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방문해 아부다비투자청(ADIA), 싱가포르투자청(GIC), 말레이시아 근로자공제기금(EPF) 등을 찾았다. 이달 초엔 홍콩과 호주를 찾아 블랙록, 캐나다연금 등 글로벌 기관투자가를 잇따라 만났다.

그는 특히 신한금융 주식을 단 한 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는 외국 기관투자가들을 만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 회장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찾아가서 설명하니 신한금융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신뢰하는 것 같다”며 “해외 출장을 다녀온 뒤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달 초 조 회장이 홍콩과 호주를 다녀온 뒤인 지난 8일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이 70%를 넘어섰다. 주가 역시 지난 1일 4만4300원에서 8일 4만7450원으로 7%가량 올랐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이 글로벌 무대로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지역의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도 신경 쓰고 있다. 이제까지 일본 등 아시아와 미국 등의 기관투자가가 주였지만 중동이나 유럽 등의 기관투자가도 주주로 적극 영입하고 있다. 조 회장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CEO를 지낸 경험이 외국 투자자들과 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견조한 실적 덕분에 장기투자 자금을 굴리는 연기금 등의 관심이 높고 신규 투자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금융은 향후 인수합병(M&A)에 대비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조 회장이 직접 나서는 배경엔 해외 기관들의 관심을 높여 유리한 조건으로 자본을 조달하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

조 회장은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해외 투자자를 직접 찾아 나설 계획”이라며 “그룹의 전략과 방향성을 투자자들과 소통해야 하는 것이 금융지주 회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는 8월 말 이후에는 북미 지역을 찾아 신규 투자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