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판매왕 임희성 부장 "맹장 터진 고객 업고 응급실까지 뛰었죠"
임희성 현대자동차 공주지점 영업부장(사진)의 별명은 ‘5000대의 사나이’다. 입사 17년차인 임 부장은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대수 5085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43대를 팔아치운 임 부장을 ‘2017 판매왕’으로 22일 선정했다. 이로써 입사 이후 지금까지 한 달 평균 25대가량을 팔아온 임 부장은 9년 연속 판매왕에 올랐다. 영업사원 중 역대 최단기간 5000대 판매 돌파 기록도 세웠다.

임 부장은 판매에 ‘미친’ 사람이다. 스스로 “모든 생각과 생체리듬은 판매에 맞춰져 있다”고 말할 정도다. 고객과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히기 위해 대리점 근처로 이사했다. 양복 윗옷 등판에는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현대자동차 임희성’이라는 문구를 새기고 다닌다.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주말에도 자기 이름을 새긴 양복을 입고 판촉물을 돌린다.

“영업을 시작하고 처음 찾아간 곳이 고추장을 배달하는 업체였어요. 3개월 동안 매일 오전 6시에 그곳으로 출근해 트럭에 짐 싣는 일을 도왔습니다. 그제서야 ‘당신한테 트럭 한 대 사고 싶다’는 연락이 오더군요.”

발로 영업현장을 뛰다보니 기억에 남는 일도 많다. 삼고초려에도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네 번째 방문한 날 고객은 맹장이 터져 거실에 쓰러져 있었다. 앞뒤 가리지 않고 고객을 업고 응급실로 뛰었다. 고객이 차를 샀냐는 질문에 그는 “차를 팔지는 못했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나와 인연을 맺은 소중한 고객일 뿐”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1위를 차지하면 10년 연속 판매왕에 오른다. 그는 “솔직히 탐이 나지만 목표가 1등은 아니다”고 말했다. 1등을 하기 위해 열심히 판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할 정도로 노력하다보니 1등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영업맨으로 남겠다”고 다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