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생산 주도하는 GS칼텍스 화재…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 움직임
GS칼텍스 여수공장 화재로 벤젠·톨루엔·자일렌(BTX)과 제3중질유분해시설 공정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석유·화학제품 시장에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페트병과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 등은 해외 변수와 맞물려 가격 상승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 여수공장 제3중질유분해시설(VRHCR)은 지난 10일 화재로 가동을 멈췄다. 제3중질유분해시설은 원유 정제 뒤 나오는 찌꺼기를 재처리해 하루평균 6만 배럴의 등유와 경유를 생산하는 고도화시설이다. 냉각기 인근 배관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 조사부터 복구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차를 몰고 휴가를 떠나는 이른바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세계적으로 석유제품 소비량이 증가하는 시기에 공장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정제마진(원유와 석유제품값 차이)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달 첫주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8.1달러로 7월(7.3달러)보다 11% 올랐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경쟁사는 정제마진 인상에 따른 반사 이익을 볼 전망이다.

지난 2일에는 여수공장 BTX 공장 변전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1주일 이상 라인을 멈추면서 BTX 설비의 핵심 제품인 파라자일렌 생산 차질이 적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파라자일렌은 올 들어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정기보수 등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국제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파라자일렌 스프레드(원료값과 판매값 차이)는 6월 t당 790달러에서 이달 837달러로 6% 가까이 커졌다. 연간 135만t 규모 파라자일렌 생산시설을 갖춘 GS칼텍스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면 국제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아시아권 파라자일렌 시장을 주도하던 GS칼텍스의 생산 중단으로 파라자일렌 벤젠 등 기초 유분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