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고유가, 원고(원화 강세)가 동시에 진행되는 ‘3고(高) 시대’ 진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일 ‘3고 시대의 진입 가능성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지만 이미 시장 금리는 올라가고 있다”며 “한국은행이 미국의 금리 인상 추세에 따라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고금리·고유가·원고…'3고 충격' 대비를"
원화 강세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일반적으로는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리면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지만 최근엔 미국 금리 인상 직후 오히려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가 나타났다.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가 약해지고 있고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등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최근 초과공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 회복세가 견고해지면 시장 수급에 따른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연구원은 ‘3고 현상’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유가는 원자재 수입 부담을 늘려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원화 가치 상승은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하락시키고 여행 수지 등 서비스 수지 적자를 키울 수 있다. 고금리는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높여 소비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 기업은 자본 조달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가 좀체 회복되지 않고 가계부채에 따른 건전성이 취약한 상황에서 ‘3고 시대’에 진입하면 경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내수와 수출 회복이 가로막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비해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와 시장 건전성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가계부채의 적극적인 연착륙 유도와 수출제품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