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VR·AR 첨단기술로 생산성 제고…정부는 직접지원 저울질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연구개발에 정부가 직접 범국가적 총력체제를 갖추려는 일본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일본은 한국 및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조선산업 분야에서도 미쓰이조선, 쓰네이시조선 등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대응하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각 조선사는 일제히 정보기술(IT)이나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와 관련 단체의 협력을 통해 국내기업 간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고 외국기업에 대한 대항력 향상을 노린다.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는 배경에는 중국·한국 업체에 대응할 필요성과 함께 일손이 부족한 일본의 현실도 작용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수주가 줄자 채산성 향상도 목표로 한다.

미쓰이조선은 조선이나 선박기계 메이커 등 185개 회사·단체가 가맹한 일본 선박기술연구협회와 협력해 영상을 통해 작업원의 행동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작업시간을 40% 단축하는 게 그 목표다.

복수의 카메라를 현장에 설치, 빛의 색이나 강도로 작업원의 작업 내용을 파악한다.

스마트폰 가속도센서나 용접기기 등에 단 무선인식(RFID) 태그 정보도 활용해 생산성 향상을 꾀한다.

이런 생산성 향상 프로젝트에는 나무라조선소, 스미토모중기계공업 계열의 조선사들도 참가하고 있다.

일본선박기술협회는 모두 4천500만엔(약 5억400만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측면 지원한다.

중견 쓰네이시조선은 VR 시스템의 활용으로 도장공의 기술력 향상을 추진한다.

대형 스크린과 3차원(3D) 안경, 스프레이건을 사용하고 스크린 위로 비치는 선체의 VR 화면을 활용해 도장작업을 한다.

데이터를 집약해 도료가 선체에 균일하게 칠해졌는지 등 개선사항을 작업원에게 알린다.

독자적인 평가기준도 만들어 중형 벌크선 1척당 6천만∼7천만엔 정도 드는 도료비용의 절약을 노린다.

후지쓰 등은 탱커 건조를 지원하는 증강현실(AR) 시스템을 개발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카메라에 배관을 비춰 종래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탱커당 최대 2만개인 배관의 위치나 순서 등을 표시한다.

일본 조선업계는 엔고나 신흥국 경기침체 등으로 고전중이다.

이에 국토교통성은 IoT 기술을 활용하는 '아이·선박' 대책을 추진, 기업들을 후방에서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성은 상황에 따라서는 보조금 등의 직접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2025년에는 작업원 1명당 선박건조량을 2014년에 비해 50% 늘리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