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두바이 사태'의 영향이 경기 회복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김민호 통화금융팀장은 30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두바이 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 선언이 우리나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많이 회복됐고, 최근에는 대외 채권이 채무보다 많은 순채권국으로 전환했다"며 "경기 회복세도 상당히 빨리 진행돼 국내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와 비교해서는 "회사가 지고 있는 채무 잔액이 리먼 브라더스는 6천억 달러였지만 두바이 월드는 10분의 1 수준인 600억 달러가량으로 1차 손실 금액이 적고, 리먼 브라더스는 두바이 월드와 달리 금융기관 파생상품들이 복잡하게 얽혀 부실이 전세계로 퍼진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상업용 모기지(부동산 담보대출)의 불안이 남아 있고, 동유럽 국가들의 채무 불안도 상당히 크다"며 "이번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이 더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국내 실물경제도 어느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도 해외발 악재가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법은 없지만, 각국이 국제공조 체제를 강화하고 기업과 금융기관이 리스크(위험)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하면 파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