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취업박람회의 계절이기도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업종별 · 지역별 다양한 취업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부처 등이 앞장서 취업박람회를 개최하는 사례가 많다. 취업박람회는 취업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 인터넷 사이트나 관련 책자보다는 자신에게 더 맞는 맞춤형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전문가들을 통해 복장,이력서,자기소개서,면접 습관 등을 바로잡을 수도 있다.


◆풍성한 업종별 · 지역별 취업박람회

기획재정부는 국내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국제금융기구 진출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제1회 국제금융기구 진출설명회'를 개최한다. 1차 설명회는 30일 연세대에서,2차 설명회는 11월2일 부산대에서 각각 실시한다.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주개발은행(IDB) 등 6개 국제금융기구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합동설명회 형식으로 열리며 국제기구 인사담당자와 국내 전문가 간 토론,해당 기구 소개,채용절차 및 인턴십 설명회가 진행된다. 오후에는 기구별 전문 워크숍을 통해 채용예정 시기와 방식 등을 안내한다. 기구별 인사정책 질의 · 응답(Q&A),선배들과의 대화 등도 예정돼 있다. 또 채용후보자 인터뷰,영문이력서 및 영어면접 클리닉이 함께 진행된다.

오는 25일 서울 코엑스에서는 '2009 미래선도인재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산업기술 분야의 우수기업 100개사가 참여해 총 500여명을 채용한다. 전시관별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채용관에서는 현장면접이 진행된다. 기업별로 구직자를 대상으로 현장 면접을 벌여 각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뽑을 예정이다. 취업정보관에서는 박람회 참가 기업의 채용설명회와 취업 특강이 펼쳐진다. 취업 특강에는 구글코리아 광고영업전략팀 김태원 과장,HR컨설팅 강원준 강사가 취업전략 및 채용프로세스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27,28일 양일간은 코엑스에서 '전기산업 취업박람회'가 개최된다. 한국전력 동일기연 금영제너럴 등 전기산업 분야 우수기업 80여개사가 채용에 나선다. 전시관별로 채용 동향 및 면접 특강,무료 컨설팅 등이 진행된다. 컨설팅관은 각각 국문이력서 컨설팅,면접 컨설팅,경력개발 컨설팅 등으로 구성돼 세부 컨설팅을 원하는 구직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다음 달 6,7일에는 역시 코엑스홀에서 '외국인투자기업 취업박람회'가 열린다. 네슬레 구글 SC제일은행 등 외국 투자기업 100여개사가 참여한다. 채용관에 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각 대륙의 이름이 붙어 해당 국적 기업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게 특징이다. 이 밖에도 채용설명회관,취업세미나관,모의면접 체험 등 다양한 코너가 꾸며진다. 취업 지원 프로그램 외에 현장을 방문한 구직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성공취업 포토존,취업스트레스 해소관 등의 이벤트도 진행된다.

지역별 박람회도 풍부하게 열릴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부터 23일까지 경기기계공고,서울공고,경기상고,덕수고 등 서울 시내 4개 고교에서 '제6회 서울직업교육박람회'를 개최한다. 전라북도 지역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박람회도 온라인(http://open.jobkorea.co.kr)을 통해 31일까지 열린다. 대전 · 충청지역 취업박람회는 오는 27일 이 지역 90여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취업박람회 활용 전략

취업 정보업체인 스카우트의 조형래 책임컨설턴트는 취업박람회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취업 특강을 꼭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취업박람회에서 기업 인사담당자나 취업전문 컨설턴트들이 취업 특강을 연다. 약 1~2시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면 알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나 취업전문 컨설턴트들이 전하는 정보는 책자나 인터넷과 달리 정확성과 시의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최근 변화하는 기업별 인재상과 채용 전략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꼭 챙기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취업전문 컨설턴트들이 즉석에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고 수정,보완해야 할 부분을 지적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없이 설명을 듣는 것보다는 직접 작성한 이력서를 보여준다면 더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대충 작성해 가는 것은 금물이다. 받아보는 컨설턴트도 건성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활용법이다. 취업박람회장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예를 들어 포토존에서는 이력서 지원을 위한 증명사진 촬영 및 인화서비스가 이뤄진다. 현재 일자리를 찾고 있는 구직자라면 실전 면접처럼 정장 차림으로 가는 것이 좋다.

모의면접을 통해 자신의 면접 실력을 점검하고 이미지 메이킹 전문가들의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저학년 학생들은 진로설정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직업 선택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기업 채용부스도 적극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저학년일 경우 편한 복장으로 관람하되 기업들이 가져온 회사 홍보용 브로슈어를 꼭 읽어봐야 한다. 나눠주는 다양한 정보책자도 챙겨두자.구직을 염두에 둔 고학년이라면 이력서 클릭닉 또는 면접특강 등 다양한 이벤트에 참가해 보완작업을 마친 후 기업부스로 가야 한다. 실전과 같은 옷차림이라면 인사담당자들이 한 번 더 주목할 것이다.

기업부스에서는 당일 최종 합격자를 뽑을 수도 있지만 마음에 드는 이력서를 가져간 후 다시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당일 부스에서의 면접이 입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조형래 컨설턴트는 "많은 구직자들이 구직활동을 취업사이트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하루에 취업사이트 3~4군데를 둘러보고는 일자리가 별로 없어 취업이 안 된다고 지레짐작한다는 것이다. 조 컨설턴트는 "온라인에서만 구직활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취업박람회를 전문가,경쟁자,기업과 소통하는 창구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