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장사들의 현금성 자산이 7%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발행과 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많이 조달한 데다 2분기 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12월 결산 법인 557개의 현금성 자산은 74조35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보다 7.12% 증가한 규모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과 당좌예금 및 만기가 1년 이내인 정기예 · 적금 등 단기 금융상품을 합친 것이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10조248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자동차(8조1707억원) SK(5조5336억원) 포스코(5조4322억원) LG(5조1356억원) 등의 순이었다.

업체별로는 2분기에 '깜짝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가 5조5531억원으로 작년 말에 이어 1위에 올랐다. 이어 포스코(5조3947억원) 현대자동차(5조315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 들어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포스코로 작년 말보다 2조9284억원(118.74%)이나 급증했다. 하이닉스반도체(8449억원) 한진중공업(7301억원) 등도 증가폭이 컸다.

포스코 관계자는 "연초 5000억원의 원화 회사채 발행과 7억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 발행 등으로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헌석 NH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주요 기업들이 인수 · 합병을 추진하거나 갑작스런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금조달을 늘린 데다 2분기에 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 따라 현금성 자산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