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원(F1)을 비롯한 자동차 경주를 스포츠 종목의 하나로 볼 수 있을까.

자동차 경주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인 우리나라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자동차 운전이야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다 하는 판에 미하엘 슈마허가 나이 마흔이 넘었다고 은퇴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없지 않다.

그러나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인 ESPN이나 유럽의 유로스포츠 등은 모두 자동차 경주를 다루며 주요 섹션 가운데 하나로 올려놓고 있다.

자동차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드라이버의 능력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는 점에서 스포츠로 보는 것이 맞다.

육체적 운동은 말이 더 많이 하지만 엄연히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돼 있는 승마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스포츠인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게다가 F1 드라이버들은 엄청난 체력을 가지지 않고는 정상적인 레이스를 소화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2시간 이내의 거리를 평균 시속 200㎞ 정도로 달려야 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F1 역대 최고 순간 속도는 1998년 독일 대회에서 데이비드 쿨사드가 기록한 시속 356㎞였다.

주행 도중에는 5G 정도의 중력 가속도를 몸으로 견뎌야 하는데 이는 자신의 몸무게보다 5배 무거운 물체에 눌리는 것과 같은 압력이며 평균 기온이 50℃에 달하는 비좁은 운전석에서 2시간 가까이 버텨야 한다.

레이스를 마치고 나면 평균 3~4㎏의 몸무게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엇보다 F1 드라이버가 하는 일이 그야말로 스포츠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일반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면 지난 시즌 최고 연봉을 받은 키미 라이코넨(핀란드)의 3천700만달러와 같은 거금을 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