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갈수록 수그러들고 있다. 오히려 우울한 전망들이 넘쳐나는 판이다.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경기전망에 대한 코멘트가 예전만큼 자신이 없어 보인다. 그동안 낙관론을 폈던 한국은행도 하반기 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내수침체와 투자부진의 늪에 빠진 경제를 수출만으로 끌고 가기엔 역부족인데다 내수버팀목이던 건설경기에서도 이상징후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 고개숙인 경기낙관론 지난 4월 만해도 박승 한은 총재는 "2ㆍ4분기부터 체감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이달초에도 "경기회복은 예상보다 느리지만 내수감소 추세가 머지않아 멈추게 될 것이란 견해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은은 18일 '국내외 경제동향'이란 자료를 통해 "2ㆍ4분기에도 회복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반기에도 여러가지 대내외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연초 회복기미를 보이던 소비 투자지표들이 계속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헌재 부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회복 속도가 생각한만큼 활발하고 만족스럽지 않다"고 토로했다. 2ㆍ4분기 바닥을 치고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추경예산 편성 결심을 굳혔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 건설경기 후퇴 심상찮다 재경부와 한은은 모두 건설경기 후퇴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전반적으로 고용개선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보통 5월에는 건설부문 일자리가 줄지 않는데 올해는 건설 고용도 감소세"라고 걱정했다. 한은도 "건설투자는 작년에 7.6% 증가해 GDP 성장에 40%이상 기여했지만 올해는 1·4분기 증가율이 4%대로 낮아지면서 성장기여율이 11%대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 성장 전망치 하향 잇따를 듯 한국경제연구원은 오는 22일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0%에서 4%대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건설 등 내수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올해 5.6% 성장을 예상했던 LG경제연구원도 내수침체를 반영해 전망치 수정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올해 5.2% 성장(내부적으론 5.4∼5.6%)을 전망한 한은이 내달초 하반기 전망 발표때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